#6. 남성패션쇼핑몰 1위 멋남,
부건FNC 박준성 대표
온라인 패션 쇼핑몰을 이용하는 일이 많지 않다. 특히 남성 전문 패션쇼핑몰을 이용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솔직히 말하자면 옷을 구매하는 일 자체가 그리 많지 않다고 해야할까. 우연히 기회가 있을 때 후딱 사버리고 만다. 사람이 하루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분야는 총 합이 정해져있을까. 관심을 둘 다른 분야가 워낙 많기에, 옷은 뒷전에 놓이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멋남'은 안다. 패션에 관심이 많지 않음에도 '멋남'이 남성 쇼핑몰 중에서 잘나간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어왔다. 이를 런칭한 부건FNC의 창업사례가 상당히 인상깊었기에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이번 기회에 부건FNC 박준성 대표의 이야기를 한 번 들어봤다.
▲ 화면캡쳐 출처 : 유튜브채널 CEOMBA [바로가기]
# CEO
80년생으로 군 복학후 25살에 창업을 시작했다. 패션을 전공한 것은 아니다. 그의 전공은 경제학이다. 패션은 일반 사람들보다 조금 더 관심있는 정도였다. 패션을 위해 창업을 했다기보다는, 창업을 위해 패션을 선택했다는 표현이 좀 더 알맞다. 컴퓨터는 군대에서 많이 배웠다. 행정병이 편해보여, 독수티 타법임에도 타자를 잘 친다고 말했다. 그렇게 행정병이 되었고 훈련 때문에 혼자서 세개 보직의 일을 하면서 컴퓨터를 많이 접하게 되었다. 복학 후 친구들과 함께 공부를 하는데, 같이 공부했음에도 학점에서 이길 수가 없단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 때 '내가 잘하는 게 뭘까' 고민이 많았고, 그 해답으로 사업을 선택했다. 사업 초기엔 직접 모델이 되었으나, 지금은 모델일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그래도 직접 현장에 나가는 일은 꼭 챙기려고 한다. 어느새 1000억대 매출을 목표로 할 만큼 사업이 커졌고, 지금은 직원들을 육성시키는 데 관심을 갖고 있다.
# 사업의 시작
부건FNC에서 운영중인 '멋남'은 남성패션쇼핑몰 분야에서 상당한 입지를 갖고 있다. 많은 남성들이 패션에 대해 이야기하고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이 없었는데, 이를 해결한 게 '멋남'이라고 평가받을 정도다. 하지만 시작은 미비했다. 돈이 없는 상황에서 자신의 DATABASE를 쌓고, 또 사람들과 커뮤니케이션한다는 생각으로 온라인 카페를 만들었다. 그게 2004년이다. 자신이 입은 옷과 남성 패션 사진을 꾸준히 올렸고 2005년까진 계속해서 회원들을 모집하는데 주력했다. 회원수가 대략 10만명 정도 되었다. 그러다 누나가 지원해준 70만원을 바탕으로 하나씩 옷을 판매하기 시작했고, 2006년엔 사업자 등록을 한 뒤 본격적으로 판매 아이템을 늘려나갔다. 당시 본인의 카페 닉네임이 '멋남'이었다.
# 패션 스타일
패션 쇼핑몰마다 자신만의 스타일이 있다. 멋남이 추구하는 스타일은 '심플'이다. 사업 초기엔 조금은 화려한 일본 스타일이 유행했다. 하지만 멋남은 심플한 디자인을 선호했고, 컬러도 다양하게 가져가지 않았다. 남성들이 옷을 잘 입으려고 하는 마음 이면에는 이성에게 잘 보이고 싶다는 욕구가 있다. 그래서 '소개팅할 때 입을 만한 옷'이란 컨셉으로 옷을 판매할 때가 많았다. 인터넷이나 SNS에 돌아다니는 '여자들이 좋아하는 남자친구의 옷'을 살펴보면 대부분 심플한 편이다. 튀진 않지만 세련되게 만드는 것, 이것이 멋남에서 추구하는 스타일이다. 그리고 우리나라 남성들은 옷을 좀 크게 입는 편이다. 자신의 체형에 맞는, FIT이 맞는 옷을 입는 게 중요하다.
# 위기
사업 초기엔 돈을 버는 게 쉽다는 착각에 빠질 정도로 매출이 계속 늘어났다. 카페에서 옷을 판매할 땐 거의 2배씩 매출이 늘어났을 정도다. 그러다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빌라를 빌려 사무실을 마련했다. 거기서 밤을 새며 일을 하던 어느 날, 잠시 집에 가서 샤워를 할 때 사무실에서 불이 났다. 불이 나고 나면 사업이 잘된다는 얘기가 있다. 부건FNC 박준성 대표는 말한다. '잘 될 수 밖에 없다'고. 화재로 인해 다시 한 번 정신을 바짝 차리게 되었다. 그리고 직원들이 나를 안쓰러워해주며 다시 한 번 뭉치게 되었다. 2,3달동안 화재가 난 사무실을 정리하면서 좀 더 가까워졌고 오히려 매출이 한단계 더 늘어났다. 파트너들도 큰 힘이 되어주었다. 상황을 알고 나서 공짜로 옷을 주기도 했다.
# 차별점
지금은 남성 패션 쇼핑몰이 상당히 많다. 과거에는 경쟁 상대가 없었는데, 지금은 경쟁이 너무 심하다. 그 속에서 멋남이 갖고 있는 경쟁력은 무엇일까. 우선 PB 브랜드다. 자체적으로 만든 PB 브랜드기에 디자인에서 차별화가 되고, 다른 패션 쇼핑몰에 비해 품질을 보장할 수 있다. 그리고 유통망, 즉 플랫폼의 역할이다. 인디 디자이너나 인디 브랜드를 발굴하고 이에 대해 서로 협업을 한다. 부건FNC에서 홍보와 마케팅을 지원하며 그들을 육성하는 것이다. 패션에 대한 큐레이션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리고 운영방식이 일종의 '소사장제'라 그들 스스로에게 동기부여를 할 수 있도록 만든다. 탄탄한 파트너십도 큰 장점이다. 매일 10~30개의 신상품을 만들고 있다. 이는 10년간의 사업으로 서로 신뢰할 수 있는 거래처가 확보되었기 때문이다.
# 여성쇼핑몰, 오프라인 매장
10년간 멋남을 운영하고 사업을 하다보니 어느새 정체가 된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훨씬 더 시장이 큰, 여성 패션 쇼핑몰에도 뛰어들었다. 이 역시 소사장제처럼 운영하며 육성한 것이다. 철저히 분석하고 시작한 덕분에 1년 만에 관련 분야에서 상위에 랭크되었고, 지금은 멋남보다 규모가 커지고 있다. 추가로 더 여성 쇼핑몰을 런칭할 예정이다. 오프라인 매장도 열었다. 수익처의 다변화 역할도 있고, 유통망을 확보하는 효과도 있다. 온라인에선 표현할 수 없는 장점을 가진 옷들을 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하기도 한다. 한국형 SPA라고 볼 수 있을 정도로 매일 신상품이 진열된다. 매장에서 반응이 없다고 하면 바로 바꿔버릴 정도로 신속하게 움직인다.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반응이 좋다.
# 향후 계획
매출 목표는 1000억이다. 이를 위해 다양한 채널을 확장하고자 한다. 우선 해외 진출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직구가 유행인데, 역으로 한류가 유행인 중국이나 일본 사람들이 직구를 할 수 있도록 만들 겁니다. 역 직구라고 표현할 수도 있다. 이를 위해 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 글로벌 버전의 쇼핑몰을 준비중이다. 국내 매출이 더 늘어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더 나아가 알리바바나 아마존에 입점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그리고 당연히 모바일 분야를 계속 공략하려고 한다. 요새는 옷을 선택할 수 있는 채널이 상당히 다양하다. 하지만 멋남이나 부건FNC에서 운영하는 쇼핑몰들은 일종의 '컨텐츠'를 갖고 있다. 그렇기에 다양한 채널들에 치인다기보다는, 그런 채널들을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이 많다.
# 마무리
부건FNC 박준성 대표를 보면서 느낀 건, 현장에 대한 감을 잃지 않기 위해 참 많은 노력을 한다는 것이다. 패션 쇼핑몰을 운영하는 기업인 만큼 현장은 곧 시장이다. 밤낮없이 계속해서 패션에 대해 알아보고, 동대문 시장에 들러 감을 잃지 않는다. 1000억 매출을 바라볼 정도가 규모가 커진 만큼 예전처럼 현업을 챙기긴 어렵다. 직접 물건을 고르고, 제품의 모델이 되는 것은 MD와 모델에게 맡겨야 한다. 하지만 큰 줄기는 계속 박준성 대표가 챙긴다. 매출이 100억, 200억만 되어도 금새 현업을 놔버리는 사람들과 상당히 대조되는 모습이다. 사업 초기의 절실함을 많이 잃지 않았다는 느낌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