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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한국 스타트업 버블?

美 테크버블 우려…한국 스타트업 버블 있나?


최근 미국에서 기술 기반 스타트업(초기기업)에 형성된 일명 '테크(Tehch)버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대다수 국내 스타트업 전문가들은 "한국의 테크버블은 시기상조다"라고 입을 모았다.


고영하 한국엔젤투자협회 회장은 "전반적으로 스타트업의 기업가치 고평가로 인한 거품은 시기상조라고 본다"며 "일부 스타트업이 고평가됐을 수 있으나 그만큼 성장 잠재력이 있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스타트업은 중국이나 일본 등과 비교하면 오히려 저평가된 상태"라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구한 한 벤처캐피털 관계자도 "우리나라에는 테크 스타트업이라고 할 만 기업이 거의 없다. '거품'을 논할 수 있을 만한 수준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일부 스타트업의 기업가치가 고평가됐다고 보기도 쉽지 않다"며 "페이스북의 경우 상장 전 '기업가치 55조원은 지나치다'는 비판을 받았지만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희우 IDG벤처스코리아 대표는 "테크 스타트업에 대한 기업가치 고평가는 세계적 추세"라며 "하지만 벤처캐피털 업계에서는 성장 가능성을 고려하면 아직도 투자할 시기라고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도 닷컴버블과 금융위기 등을 겪었기 때문에 거품이 꺼지는 시기까지 투자할 만큼 무모하지 않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전반적으로 테크 스타트업의 기업가치가 높게 매겨지는 이유에 대해 임완 동문파트너스 파트너는 "글로벌 진출 가능성, 해당 시장 장악 가능성 등이 높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예컨대 소셜커머스나 배달앱 등의 경우 당장 많은 수익을 올리고 있진 않지만 성장 잠재력이 크다고 평가받아 높은 기업가치를 산정받고 수백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는 것. 지난해 쿠팡과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글로벌 벤처캐피털 등으로부터 각각 4억 달러(약 4400억원), 3600만 달러(4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았다. 

다만 그는 "스타트업의 성장 잠재력과 시장 확장성 등을 보고 높은 기업가치를 산정해도 무방하다는 관점과 매출, 수익 등 실질적인 데이터에 맞춰야 한다는 2가지 시각에 따라 거품 판단 여부는 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타트업 투자 시장에는 자정능력이 있으므로 거품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는 의견도 있다. 이상학 고벤처포럼 부회장은 "일부 소수 스타트업이 무리하게 높은 기업가치를 산정받았더라도 자연스레 조정될 것"이라며 "또 스타트업의 인수·합병이 활발하게 일어나 기업가치 수준이 문제가 되는 상황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국내 스타트업 시장은 투자·창업심리 등이 위축되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에 냉정함 보다는 유연한 시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초기기업 투자 목적으로 정부가 출연한 펀드가 많아지면서 테크 스타트업에 거품이 꼈다는 소수의 비판도 있다. 유청연 벤처포트 대표는 "정부 출연 펀드를 조성한 벤처캐피털 등이 많아지면서 의무 펀드 소진 기간 내에 투자해야 하는 부담이 늘어나는데 투자 받을 만한 스타트업은 상대적으로 적어 기업가치가 고평가되고 있다"며 거품이 조성되고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초기에 기업가치가 고평가되면 그에 걸맞는 실제 매출, 이용자 수 등 정확한 데이터와 증빙이 필요한데 빠른 변화를 보이기 쉽지 않다"며 "결국 회사가 성장을 멈춘 것처럼 보이고 후속투자 유치도 어려워지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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