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여 만에 3배 이상 늘어 2750억원…LB·블루런 등 투자 활발
VC 투자기업 두 배로 코스닥 이전상장 늘며
자금회수 연이어 성공…개인투자자 매매비중도 증가
"예탁금 1억으로 낮춰 개인투자자 참여 더 늘려야"
중소기업 전용 주식시장인 코넥스시장이 장기 투자를 위해 ‘돈을 묻어두는’ 시장에서 ‘돈이 흐르는’ 시장으로 성격이 바뀌고 있다. 벤처캐피털(VC) 자금이 잇따라 유입되고, 개인투자자 참여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정보기술(IT), 바이오 등 성장성이 뛰어난 업종의 기업이 많고 코스닥시장으로의 이전 상장도 활발히 이뤄지면서 자금 회수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올들어 550억 유입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기준 코넥스시장에 유입된 벤처캐피털 자금은 2750억원에 달했다. 2013년 말 814억원에 비해 1년여 만에 3.4배가량 늘어난 것이다. 올 들어 두 달 동안 유입된 자금만 553억원이다. 벤처캐피털이 투자한 기업도 전체 코넥스시장 상장사의 59.5%인 47개로 2013년 20개사에 비해 2.4배 증가했다.
이전엔 벤처캐피털 투자를 전혀 받지 못했지만 코넥스시장 상장 이후 투자를 받은 기업도 8개사로 나타났다. 이 같은 신규 투자는 2013년엔 15억원에 그쳤으나 현재는 20.9배 늘어난 314억원에 달했다. 코넥스시장에 적극 뛰어드는 대표 벤처캐피털로는 LB인베스트먼트, 블루런벤처스, 현대기술투자 등이 있다.
2013년 7월 중소기업의 자금 조달을 위해 개장한 코넥스시장은 출범 초기 거래가 적어 투자 부진에 시달려 왔다. 하지만 코스닥시장으로 이전 상장하는 기업이 늘어나면서 투자가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코스닥시장으로 이전 상장한 아진엑스텍의 경우 에이피엘파트너스와 우리기술투자 등이 지분을 안정적으로 처분해 투자금을 성공적으로 회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두환 거래소 코넥스시장운영팀장은 “이전 상장을 하면 거래 시장 자체가 커지니까 자금 회수를 더 쉽게 할 수 있다”며 “그동안 6개사가 코스닥시장으로 이전 상장을 성공적으로 마친 데 이어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면서 벤처캐피털 자금이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넥스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가로막는 장벽을 없애는 법 개정이 추진되면서 벤처캐피털 투자는 더욱 활성화될 전망이다. 벤처캐피털은 중소기업 창업 지원법 제16조 및 시행령 제11조에 따라 벤처조합을 결성하면 약정 총액의 40%를 창업·벤처기업 등에 의무적으로 투자해야 한다. 하지만 상장사의 경우 투자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코넥스시장 상장사에 대한 투자를 꺼리는 벤처캐피털이 많았다. 그러나 최근 중소기업청 등의 주도로 코넥스시장 상장사 투자의 경우엔 비상장 기업과 똑같이 투자로 인정받는 법 개정이 추진되고 있다. 벤처캐피탈협회 측은 “제도적 보완으로 회수 시장으로서의 기능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법 개정이 이뤄지면 투자가 더욱 활발히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개인투자자 비중 66% 달해
올 들어 증시에서 IT, 바이오주를 중심으로 중소형주 열풍이 불면서 코넥스시장에 뛰어드는 개인투자자도 늘어나고 있다. 코넥스 시장의 개인투자자 매매 비중은 2013년 51% 수준이었으나 올 들어선 66%로 뛰었다. 이 같은 움직임 덕택에 코넥스 전체 거래대금도 급증하고 있다. 2013년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3억9000만원에 불과했고, 작년에도 큰 변동이 없었지만 올해엔 14억7000만원을 넘어섰다.
보다 많은 개인투자자를 끌어들이기 위해선 예탁금 기준을 완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는 코넥스시장의 투자 위험을 고려해 3억원 이상을 예탁한 개인투자자만이 시장에 참여할 수 있다. 코넥스협회 관계자는 “개인 예탁금을 1억원으로 기준을 낮춰 개인투자자 참여를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