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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이웍스] [마이크로소프트웨어]홍민표 에스이웍스 대표 “신념 가지고 끝까지 버틴다”



<산호세(미국)=남혜현 기자>죽기살기로 덤빈다. 하루 네 시간 이상은 자지 않는다. 다행히 짧은 수면에도 피곤을 몰랐다. 실리콘밸리에 온 지 만 1년. 술 좋아하면서도 근처 와인 명소인 나파밸리 한 번 가지 않았다. 교포 네트워크가 중요하다는데, 한국인은 피했다. 대신 현지 개발자 모임에 자주 얼굴을 들이밀었다. “너 뭐하는 사람이냐” 물으면 “나 보안 쪽…”이라며 말을 아꼈다. 오히려 고객이 될 현지 개발자들이 궁금해했다. 링크드인으로 친구를 맺고는 ‘좋은 기술’이라며 그를 찾았다.

 

홍민표 에스이웍스 대표를 시월의 마지막 날, 코트라(KORTA) 해외 IT지원센터에서 만났다. 에스이웍스는 모바일 앱 보안 스타트업이다. 벤처투자가(VC)들은 실리콘밸리에 진출한 국내 스타트업 중 가장 유망한 곳으로 에스이웍스를 꼽는다. 대표 상품은 ‘메두사’다. 해킹 방지를 위해 아예 앱 자체를 SaaS(Software as a Service) 형태 보안 기술로 꽁꽁 싸버린다. 그는 메두사를 ‘앱 콘돔’에 비유한다. 잘 씌워야 사고가 안 난다는, 직관적인 홍보다. 국내외 다수 모바일 앱 업체들이 메두사를 쓴다. 올해 에스이웍스가 가장 힘쓴 부분이 저변 확대다.

 

실리콘밸리 현지에서 만난 VC들은 스타트업의 성공 조건 중 하나로 창업자의 매력을 말한다. 작은 키, 마른 몸에 선이 굵은, 꽤 잘생긴(!) 얼굴. 비니를 눌러쓰고 수염을 기른 홍 대표는 개성이 강하다. 말투도 편안한 듯 거칠다. 느릿느릿 할 말을 다 한다. 한국에서 나고 자랐지만, 결론부터 시작하는 미국식 직설 화법이다. 회화도 꽤 늘었다. 단어를 모를 땐 “잠깐 기다리라” 말한 후 사전을 찾는다. 시간이 걸려도 명확한 의사전달을 투자자나 고객들도 선호한다.

 

홍 대표 업력이 짧은 것은 아니다. 올해로 서른일곱. 창업 11년 차에 기업 매각(exit)도 경험했다. 그는 음습한 분위기의 해커를 긍정적 이미지로 바꾼 국내 화이트 해커 1호로 알려졌다. 국내 기업을 상대로 보안 기술만 공급해도 먹고 사는데 지장 없다 느꼈다. 그러다보니 지루했다.  한국만 볼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에스이웍스를 시작하면서 무대를 글로벌로 잡았다. 실리콘밸리로 온 것은 미국을 잡으면 세계를 잡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실리콘밸리 정착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진행하는 글로벌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인턴십 프로그램(GSIIP)의 도움을 받았다. 사무실은 팰로앨토에 있지만 홍 대표는 아직도 처음 정착한 산타클라라에 산다. 지금은 미국을 근거지로 한국을 오가며 일한다. 필요하다면 전날이라도 비행기 티켓을 끊어 한국으로 날아가는 식이다. 일년의 90%는 미국서 일한다.

 

“매년 따뜻한 겨울을 만들자”

홍 대표가 자신의 ‘패밀리’ 들에 자주 하는 말이다. 모바일 앱 보안에선 점유율 1위, 기업 가치 $1B(약 1조 원)가 목표다. 에스이웍스로 꿈을 달성하고 나면, 한 번 더 스타트업에 도전해보고 싶다고 한다. 연말까지 팰로앨토 사무실에 6명이 일하게 된다. 홍 대표는 직원들이 진짜 열심히 젊음을 불태우고 있는 만큼 회사가 꼭 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거 아니면 죽는다, 무조건 돈을 벌겠다고 생각했어요. 이유가 없죠. 이게 안 되면 다른거? 그런거 없어요. 내가 뭘 하는지 주변 사람들도 다 알아요. 이건 (안 되면) 창피해서라도 해내야 해요.”

 

홍 대표가 말하는 따뜻한 겨울은 ‘기술력’과 ‘독기’가 있어야 가능하다. 그게 그가 말하는 스타트업의 성공 조건이다. 자기 일에 집중해서 차별화한 기술을 갖는다면 그게 한국이든 미국이든 무서울 것은 없다. 굳이 마케팅을 요란하게 하지 않아도, 기술이 확실하다면 입소문을 타고 고객이 먼저 찾아온다. 모바일 시대, 보안이 더욱 중요하게 여겨지는 ‘시점’도 잘 잡았다.

 

실리콘밸리를 찾는 스타트업들에 홍 대표는 “신념이 있다면 그걸 믿고 끝까지 버티라”고 말한다. 오기와 욕심이 생기면 결국 해내게 돼있다는 이야기다. 기반이 있는 한국에선 사업하다 실패해도 다른 일이 가능하지만, 타지인 실리콘밸리에선 그럴 수 없다. 배수진을 치고 부딪히며 실행해야 한다. 아무도 A부터 Z까지 친절히 가르쳐주지 않는다. 남들 말에 우왕좌왕 하지 말고, 확실한 신념을 갖고 빠르게 행동해야 한다는 게 그가 그동안 경험에서 얻은 교훈이다.

 

때문에 준비가 안 된 한국 스타트업들의 실리콘밸리 진출에 대한 우려에도 공감 한다. 그렇지만 무조건 기를 죽여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아예 미국에서 먼저 시작하는게 유리한 것과 한국에서 덩치를 키워 수익성을 검증 받은 후 나와야 하는 경우를 잘 분별해야 한다. “미국에서 투자 받으려면 미국회사여야 한다”는 말과 “한국에서 자리 잡고 와야 한다”는 말은 이율배반으로 들리기도 한다. 홍 대표는 “한국에서 자리를 잡고 오든, 미국에서 시작하든 하고 싶은게 확실하면 일단 빨리 움직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의 최종 목표는 스타트업 생태계를 만드는 일이다. 창업가들이 성공해 돈을 벌었다면 그 중 어느 정도는 생태계에 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야 다른 성공한 창업가들이 나온다. 홍 대표는 스타트업을 제대로 육성할 수 있는 학교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그가 “평생 딱 이거 한 번, 그동안 번 돈 일부를 그냥 소진해도 좋다”고 생각한 일이다. 홍 대표의 꿈이, 실리콘밸리를 근거로 이뤄질지 지켜볼 일이다.<마소>

http://news.imaso.co.kr/140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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