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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대표인 회사에서 일한다"고 하면 흔히 사장님인 아버지가 일궈놓은 회사에 아들이 입사한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퀀트(금융공학) 기반의 주식분석 정보업체 '뉴지스탁(Newsystock)'은 아버지와 아들이 같은 꿈을 꾸며 함께 창업한 벤처기업이다.
아버지인 문홍집 뉴지스탁 대표(59)는 국내 증권사 최초의 HTS(홈트레이딩 시스템)인 대신증권 '사이보스'를 개발한 장본인이다. 문 대표는 당시 사내 IT를 담당하며 39세에 최연소 이사 자리에 올랐고 대신증권 부사장과 계열사 대표까지 지냈다.
문 대표는 "어느 순간 증권업계에서 더 높은 지위까지 올라가려면 IT를 놓아야하는 모순된 상황에 직면했습니다. 저는 IT 전문가로 살아왔고 가슴에는 항상 증권관련 IT 비즈니스에 대한 꿈이 있었기 때문에 2011년말에 과감히 벤처를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문 대표는 2005년부터 계량 데이터 분석 및 가공을 통해 투자자들에게 유망 종목을 발굴해 주는 시스템을 구상해왔다. 현재 뉴지스탁이 증권사 HTS/MTS 등을 통해 제공하고 있는 서비스다.
개발에 착수한 2011년말 '동업자'로 출사표를 던진 이가 아들 문경록 이사(32)다. 문 이사는 다수의 국내외 증권사 인턴을 거쳐 4년간 유명 회계법인에서 컨설턴트로 일하던 2011년 말 아버지와 함께 뉴지스탁 사업에 뛰어들었다.
문 이사에게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사업을 동참하겠다고 했을 때 부모님 반대는 없었느냐고 물었더니 "전혀 없었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부모님이 오히려 부추겼어요. 아버지는 항상 '월급 받아서 안주하며 살 생각 말고 작은 걸 하더라도 네 비즈니스를 하라'고 말씀하셨거든요. 아버지가 만든 벤처회사에 들어갈 때 두려운 마음도 있었지만 '지금 실패는 많은 것을 배울 기회'라는 생각으로 적극적으로 도전했습니다."
문 이사는 2012년부터 국내 60개 이상의 증권사들을 방문해 영업을 시작했다. 유난히 업황이 좋지 못했던 만큼 여러가지 어려움이 많았다. "있는 직원도 줄이는 상황에 비용을 쓸 수 없다"는 답이 돌아오기 일쑤였다.
영업이 쉽지 않았지만 문 대표와 이사는 뉴지스탁의 기술력만큼은 자신하고 있었다. 다년간 고민해 정교한 로직을 짜놓은 만큼 수익률 부분에서 확실하게 실력을 입증할 수 있었다.
문 이사는 "2012년 9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1년간 뉴지스탁의 수익률은 96%에 달합니다. 시장 대비 현저하게 높은 수익률이었죠. 증권사 입장에서는 고객에게 제공하는 서비스인 만큼 수익률이 중요합니다. 실제 계좌를 열어 모델 포트폴리오로 수익률을 증명하니 고객들이 신뢰를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뉴지스탁의 1호 상품은 2012년 8월에 현대증권·SK증권에 소개됐고 2013년에는 2개 언론사에 도입됐다. 올 들어서는 국내 온라인 시장점유율 1위 증권사인 키움증권의 HTS와 MTS에서도 서비스가 시작됐다.
문 부자는 뉴지스탁의 성장을 확신한다. 문 대표와 이사 외에도 8명 가량의 직원들은 카이스트 석사 출신 등 인재들이다. 실력과 열정이 있는 직원들이야말로 뉴지스탁 사업의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해는 벤처캐피탈의 투자를 받아 해외에 진출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부자는 무엇보다도 뉴지스탁의 서비스가 업황이 어려운 증권업계에 도움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수수료가 계속해 떨어지는 상황에서 양질의 콘텐츠를 제공해 합당한 수수료를 받는 것은 방법은 증권사나 투자자나 모두 이득이 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문 이사는 "서비스를 이용한 고객들이 '실제로 수익이 났다'며 감사 전화를 할 때 너무나 행복하다"며 "도전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박진영 기자 트위터 계정 @zewap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