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형성 ‘가능성’·가시적인 ‘숫자’ 제시해야
등록 2013-03-03 20:40
아주경제 박현준 기자=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한 제2의 창업 열풍이 불면서 투자 유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아이디어와 열정만으로 사업에 뛰어든 창업가들이 처음으로 부딪히는 장벽이 투자 유치다. 자금이 넉넉하지 못한 스타트업에는 사업을 이어나가기 위해 투자를 받는 것이 필수적이다. 투자를 받으면 사업을 확장하고 향후 인수합병이나 상장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투자 유치에 성공해 사업을 이어나가고 있는 스타트업의 대표들은 투자 유치 성공전략으로 ‘사람’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커플만을 위한 애플리케이션(앱) ‘비트윈’을 서비스 중인 VCNC는 교내 학생 조직으로부터 출발했다. 주로 주말에 모여 창업에 대한 연구와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2년간 창업 준비를 마친 핵심 구성원 5명은 졸업과 동시에 창업을 했지만 시장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뉴스갤러리와 전자책 사업에서 연이어 쓴맛을 본 이들은 고심 끝에 커플을 타깃으로 한 비트윈을 개발했다. 박재욱 대표를 비롯한 구성원들의 노력은 2011년 12월 소프트뱅크벤처스로부터 10억원의 투자를 받는 결실로 이어졌다. 마땅한 사무실이 없었던 이들은 소프트뱅크벤처스 사무실의 남은 공간을 6개월간 썼고, 이후 3개의 벤처캐피털 회사로부터 30억원을 추가로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박 대표는 투자 유치 성공에 대해 “투자자에게 구성원이 얼마나 절실함을 갖고 진지하게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지를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셜데이팅 이음을 서비스 중인 이음소시어스의 박희은 대표도 사람의 중요성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박 대표는 “투자자들은 대표나 핵심 멤버의 경력이 해당 사업에 얼마나 부합하는가 등을 중요하게 여긴다”며 “초기에 팀을 잘 꾸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음은 2010년 5월 베타서비스를 하던 중 고벤처로부터 1억2000만원의 에인절 투자를 받았다. 박 대표는 이후 고벤처 모임에서 미래에셋벤처스를 알게 됐고 같은 해 10월 5억원의 투자를 받는 데 성공했다. 2011년 미국의 알토스와 슈프리마인베스트먼트로부터 각각 11억원, 10억원의 투자를 추가로 받아 사업 성장에 가속도를 낼 수 있었다. 박 대표는 투자를 받기까지 꾸준히 가시적인 ‘숫자’를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인력 확충·마케팅 비용 등 투자받은 돈의 사용처에 대해 세부적인 계획을 제시하고 사업이 성장하는 것을 숫자로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음의 경우 매출이 발생하기 전까지는 회원 수를, 유료화를 진행한 후에는 매출액의 성장 곡선과 신규 서비스의 진행 상황 등을 꾸준히 투자자에게 제시했다. 유료화를 진행한 2010년 12월 6000만원이었던 이음의 월 매출은 최근 4억원으로 늘어났다.
위치기반서비스 씨온을 서비스 중인 안병익 씨온 대표는 해당 아이템이나 서비스로 하나의 시장이 형성될 수 있는가를 보여 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회사가 시장에서 1등을 할 수 있는가, 구성원들이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는가 등을 제시할 필요도 있다고 조언했다. 씨온은 지난해 5월 벤처캐피털로부터 20억원, 에인절 투자자로부터 6억원을 투자받았다. 안 대표는 “국내도 초기 서비스나 제품이 있지만 아직 성장하지 못한 단계에 투자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투자자에게 먼저 제안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들에게 자신의 서비스를 알릴 수 있는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