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초기단계인 스타트업에서 일하려는 외국인들이 늘고 있다. 한국 시장이 ‘모바일 선진국’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스타트업들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어서다.
미국인 로스 기스맨(Geesman)은 작년 말 서울 마포구에 있는 스타트업인 시지온에 입사했다. 기스맨은 “한국 기업과 서양 기업 문화는 확실히 다르다는 걸 느꼈지만, ‘스타트업’만큼은 유난히 열정적이고 더 결속력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코트라(KOTRA)를 통해 한국에 들어와 근무하고 있던 기스맨은 한국 벤처투자와 관련한 업무를 하면서 스타트업들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시지온의 김범진 대표도 기스맨의 영입을 환영했다.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해 네트워크를 뚫어줄 인물이 필요했던 찰나에 맞아떨어진 것이다. 시지온은 ‘라이브리(LiveRe)’라는 소셜 댓글 서비스를 만든 스타트업으로 기스맨은 이곳에서 시지온의 해외 진출 전략을 담당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출신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디자이너 미셸 탠(Tan)는 한국 스타트업에서 일하기 위해 다니던 회사를 그만뒀다. 신사동에 있는 모바일 디자인 회사 ‘데어즈’에 일하는 탠은 싱가포르에 있는 디자인 관련 회사에서 근무하다가 데어즈에 대해 알게 됐다. 탠은 “‘데어즈’의 디자인 레퍼런스를 보고 ‘이곳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조금 더 새롭고 도전적인 일을 하기 위해 한국행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교육 콘텐츠 스타트업 ‘노리’에는 수재급 외국인 직원이 2명 일하고 있다. 미국 하버드대에서 천체물리학을 전공한 마리오 가르시아(Garcia)는 ‘기술로 더 나은 교육 시스템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으로 노리에 합류하게 됐다. 가르시아는 “기술이 혁신적으로 발달했지만, 교육 방식이 몇백 년 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는 것이 아쉽다는 생각을 늘 해왔다”고 말했다. 가르시아는 노리에서 강의 동영상을 만들고 있다.
미 스탠포드대 출신인 알렉스 인맨(Inman)은 원어민 강사자격으로 한국에 왔다가 노리에 취직했다. 학생 개인에게 주입식 영어교육이 아니라 개인에게 맞춤형 교육을 제공하려는 발상에 반했기 때문이다.
벤처업계 관계자는 “말레이시아, 태국 등 동남아시아나 인도, 아랍에미리트(UAE) 등에서 온 유학생들의 한국 스타트업 취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한국 벤처업체들의 위상이 높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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