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조금 특별한 경험을 공유하려고 합니다.

주제는 지속하는 임기응변이 오히려 스타트업을 침몰시킨다는 것이고 부제는 기업부설연구소의 조건 미달을 인정하여 자진 취소했다는 내용입니다.

(주)놀이터코리아는 2015년 4월 27일부로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에 기업부설연구소 자진 취소를 신청했습니다.

사유는 기준보다 부족해진 연구원수이며 취소를 신청할 때 주의하셔야 할 점은 취소 공문을 제출해야 하는데 자체 양식이 아니라 아래와 같은 절차에 따라야 한다는 것입니다.

링크 주소는 다음과 같고 공문서 샘플은 아래 이미지로 첨부합니다.

https://www.rnd.or.kr/management/research_cancel.jsp

자진 취소에 의아하신 분들이 많으실 텐데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임기응변 없는 솔직한 경영을 위해 내린 판단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당연한 일이기도 합니다.

어제 아침 기업부설연구소에 대해 현장실사를 나온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수많은 기업 중에 굉장히 드문 일이긴 합니다. 많이 당황스러웠습니다.

왜냐하면, 부끄럽게도 올해 새로 사무실 이전 후 아직 연구소의 이전을 완료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솔직히 마음만 먹으면 재평가를 요청한 후 파티션 설치나 다른 사무실에 양해를 구하고 연구소 간판을 내건 뒤 연구소를 '유지' 할 수 있을 정도의 평가는 받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임기응변으로 대응하지 않았습니다.

조사관님께 직접 전화해 아직 연구소 이전을 완료하지 못한 점에 대해서 사과드리고 3월에 퇴직한 인원이 있어서 채용 예정이긴 하지만 최하 연구원 수 조건에 부합하지 못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조사관님께서도 상황을 들으시고 연구소를 자진 취소하는 방법과 연구전담부서로 전환하는 방법에 대해서 자세하게 설명해 주셨습니다.

그래서 어제 절차와 양식에 따라 자진 취소를 요청했고 오늘 연구전담부서로 신고할 예정입니다.

만약에 임기응변으로 대응해서 넘어가면 또 거짓말을 낳을 것이고 적발되면 연구소 설립 1년 정지와 여러 제제 등 커다란 불이익을 받을 것입니다.

스타트업 3년에 경험과 지식도 많이 늘었지만 때때로 살아남기 위한 임기응변도 많이 늘었습니다.

우리 제품과 목표가 뚜렷하지만 당장 상대방을 이해시키거나 무언가에 선정되기 위한 순발력 또한 많이 늘었습니다.

하지만 거짓말은 또 다른 거짓말을 부르듯이, 임기응변은 우리의 방향성을 흐리게 해서 스스로 침몰하는 방법이라는 것을 많이 배웠습니다.

당연한 일인데..... 포스팅이 굉장히 거창하네요.^^

대부분의 기업을 보자면 정말 좋은 소식들이 많이 보입니다. 하지만 그 뒤에 숨은 노력, 고생하신 흔적과 실패를 딛고 일어선 경험들이 더 많이 공유된다면 저희 같은 후배 스타트업에게도 좋은 본보기가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존경하는 선배님들을 만나 뵈면 실패하셨던 이야기를 많이 나눠주십니다. 덕분에 두 번 실수를 한 번으로 줄일 수 있었고 이제야 왜 그런 경험을 나눠주시는지 잘 알 것 같습니다.

누군가 저 혹은 우리 회사의 크기를 얼마로 평가하던 우리는 이 업계에 굉장히 커다란 사명감을 가지고 일하고 있습니다.

오늘의 행보가 스스로 부끄럽지 않은 경영을 하겠다는 선언과 앞으로 후배 스타트업 분들이 계신다면 함께 정도의 길을 걸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 글을 공유합니다.

긴 포스팅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_ _)(^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