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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루다콘서트] 학교 강의실서 장범준 콘서트 열고 싶다면…



팬들이 기획하는 콘서트들


부루다콘서트, 팬들 제안 상시 반영해
마이뮤직테이스트, 해외공연 100회나
올윈, 콘서트표 가격 팬들이 결정 
신생 싱어송라이터 그룹 루나 플라이가 남미 순회공연을 할 줄 생각이나 했을까. 인디록밴드 솔루션스를 보고 싶어하는 팬이 모스크바에 있을 줄 상상했을까. ‘집단지성’을 통해 콘서트의 수요를 예측하는 사이트들이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마이뮤직테이스트(www.mymusictaste.com)는 뮤지션과 도시를 기반으로 팬들이 직접 공연을 만든다. 100개 이상의 ‘메이크’(참석 의향), 30개 이상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 초대 등을 거쳐 100개 이상의 테이스트(가격 입력) 등의 ‘스테이지’를 ‘클리어’해나가면 공연이 ‘메이크’된다. 이를 통해 루나 플라이는 2014년 멕시코 과달라하라, 코스타리카 산호세, 페루 리마 등 남미 6개 도시 공연을 해냈다.

 

마이뮤직테이스트의 이재석 대표는 “이미 있는 재화를 행복감을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효율적으로 분배하기 위해” 이 플랫폼을 만들었다. 영국 밴드 콜드플레이의 오랜 팬인 그는 콜드플레이 한국 공연 유치가 개인적인 목표다. 지금까지 한국 뮤지션들의 해외 콘서트를 100회 이상 ‘만들었다’. 초창기에는 이런 플랫폼이 실효성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로드매니저가 되어 외국 투어를 함께 다니기도 했다. 유럽 투어를 할 예정이던 인디록밴드 솔루션스는 모스크바에서 공연을 할 정도의 ‘메이크’를 확인했지만, 기획사에서는 이 일정을 잡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마이뮤직테이스트는 이 밴드가 모스크바에서 스톱오버를 하는 방안을 제안해 공연을 성사시켰다. 현재는 예측성을 인정받아 대형 아이돌 그룹의 전체 콘서트 기획까지 짜나간다. 올해 초 마이뮤직테이스트는 119억원의 사업 자금을 유치해 화제가 되었다.

부루다콘서트(www.burudaconcert.com)는 색다른 콘서트를 향해 ‘집단지성’을 발휘한다. 팬들은 ‘부루다 콘서트’에서 이한철과 점심 먹고 싶어요라든지, 장범준의 노래를 강의실에서 듣고 싶어요 같은 제안을 한다. 제안 공연 티켓의 30~40%가 판매되면 ‘간다 콘서트’가 되어 일반인 대상 티켓 판매가 시작된다. 강의실, 카페, 브루어리 등 색다른 장소 공연이 상시 기획 중이다. 팬들과의 소통이 공연의 내용이 되기도 한다. 기록콘서트는 팬들이 써준 댓글을 바탕으로 뮤지션이 노래를 만드는 등 팬들의 기록을 뮤지션과 공유한다. 뮤지션의 제안으로 공연 도시를 정하는 ‘콘서트 만들기’가 이뤄지기도 한다.

 

올윈(allwin.co.kr)은 콘서트표 가격을 팬들에게 맡긴다. 공연을 고지하고 입찰자는 최고가와 최저가 사이의 가격을 적는다. 자유의지로 결정되는 가격은 의외로 높다. 이디오테입과 술탄오브더디스코의 합동 공연에서 400명의 입찰자 중 최고가를 쓴 사람은 70명이었다. 입장할 수 있게 되는 입찰자들은 결정된 가격에 티켓을 구매할 수 있다. 올윈 홍보팀 쪽은 “선순환 구조를 갖는 정의로운 코머스”를 지향한다고 말한다. 수요-공급 곡선으로 가격이 결정된다는 ‘경제학입문’에 나오는 ‘가격’과 닮았다. 공연 기획사 입장에서는 여러 가지 형태의 공연 ‘가격’을 측정해볼 수 있는 데이터가 된다. 이 시스템은 한국, 미국, 싱가포르, 일본 등에서 특허를 갖고 있다.

 

새로운 상상력을 발휘하는 이들 공연 플랫폼이 기획하는 콘서트들은 높은 참석률을 보인다. 팬들이 ‘자신이 공연을 만들었다’는 자부심을 느끼기 때문이다. 마케팅비도 거의 들지 않는다. 팬들이 자발적으로 움직이니까.

 

구둘래 기자 any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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