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데이트로 외출할 때마다 이하영 대표와 여자친구에게는 한 가지 고민이 있었다. 여자친구가 키우는 강아지 때문이었다. 주인이 집에 돌아오기만을 하염없이 기다리는 강아지가 안쓰러워 동물병원에라도 맡기는 날에는 온종일 밥도 안 먹고, 배변 활동도 안 했다는 말을 전해 들어야 했다.
“주변에 강아지 키우는 사람이 많은데, 이런 사람들이 ‘에어비앤비’처럼 연결되면 어떨까?” 여자친구의 아이디어에 그는 펫시터(pet sitter) 시장을 조사해보았다. ‘강아지에게 가장 중요한 건 고급 소파와 좋은 사료, CCTV처럼 사람이 보기에만 좋은 환경이 아니라, 주인의 친구라고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이 사랑으로 돌봐주는 시간’이라는 결론을 내린 그는 지금의 서비스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인터뷰를 위해 역삼동 ‘디캠프(D.CAMP)‘ 내 사무실을 찾았다.
(주)위드메이트 이하영 대표(28)
국내 펫시터 시장을 조사한 결과는.
농림수산식품부의 2010년 2월 ‘반려동물산업의 현황 및 발전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가구 중 320만 가구는 강아지를, 68만 가구는 고양이를 키우고 있어 국내 전체 가구 중 18%가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걸 인구 수로 환산하면 1,000만 명인데, 반려동물 시장이 우리나라에도 어느 정도 규모를 이루고 있다는 걸 느꼈다.
그러나 펫시터, 애견호텔, 애견카페 관련 시장 분석자료는 찾을 수 없었다. 우리는 핵심 고객인 1~2인 가구 시장 규모를 파악하기 위해 사업장 수와 평균 케이지 수, 공실률을 가지고 자체 추정해보니 400억 원 규모의 시장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그리고 국내 펫시터 시장에 도전했다가 실패한 업체들을 분석하면서 반려동물 돌보미에 대한 퀄리티 컨트롤, 다시 말해 중개 역할을 잘할 수 있다면 국내에서도 충분히 해볼 만한 사업이라고 판단하였다.
서비스 준비 과정
나는 작년 6월에, 여자친구는 작년 9월에 다니던 스타트업에서 퇴사한 후 서비스를 준비해왔다. 그 과정에서 우리 말고도 여러 업체가 이 서비스를 준비하더니, ‘마리와 나’, ‘개밥 주는 남자’ 등 관련 예능 TV 프로그램도 생겨나면서 사람들의 관심도가 높아졌다.
우리는 전국적으로 약 900명에 달하는 반려동물 돌보미 신청자 중 먼저 서울과 경기 거주자로 돌보미를 한정한 후 기수별로 모집하였다. 유아 유무, 돌보미 가능 요일, 이전 반려동물 관련 사건에 어떻게 대응했는지 등을 직접 만나 묻고 검증한 후 최종 선발된 돌보미에게는 오프라인 교육 과정과 물품 지원을 하였다. 또한, 돌보미 집 사진 촬영도 우리가 직접 진행하여 돌보미 간 이미지 질이 동일하게 유지되게끔 했다.
그리하여 작년 12월, 서초, 강남, 송파, 관악 지역을 우선 대상으로 하여 서비스를 출시하였다.
서비스를 소개해달라.
‘도그메이트(Dogmate)‘는 강아지 돌보미 중개 서비스이다. 서비스 유형은 크게 2가지인데, 돌보미 집에서 1박을 할 수 있는 ‘1박 돌봄’ 서비스와 시간 단위로 맡길 수 있는 ‘데이 케어’ 서비스로 나뉜다.
우리 서비스의 가장 큰 특징은 강아지가 주인에게 무사히 돌아간 후 견주가 승인 버튼을 눌러야 돌보미에게 수익금을 보낸다는 점이다. 따라서 선결제에 따른 걱정 없이 언제든 예약 취소와 환불이 가능하다.
고객, 매출 등 서비스 현황이 궁금하다.
현재 도그메이트는 570여 명의 가입 고객과 30명의 돌보미를 보유하고 있다. 고객이 결제한 금액에서 부가가치세를 제외한 후 해당 금액의 80%는 돌보미에게, 20%는 우리에게 돌아간다. 매달 2배씩 성장하고 있는 도그메이트는 지난 달 30건의 거래 수를 넘어섰다.
서비스 운영 시 애로사항은 없나.
펫시터 서비스는 결국 신뢰할 수 있는 돌보미를 얼마나 많이 확보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 서비스를 이용하려는 고객은 많다. 그러므로 항상 우리는 매출을 고민하기보다 돌보미 모집을 고민하는 편이다.
돌보미로 등록되기 전까지 교육, 물품 제공, 촬영을 무료로 지원하고 있지만, 생각만큼 모집이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왜냐하면 돌보미 상시 모집에 많은 분이 지원해주고 있지만, 신뢰와 안전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우리의 검증 기준에 부합하는 돌보미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계획 및 목표
우선 돌보미 모집 시스템을 온·오프라인이 결합된 효율적 시스템으로 개선할 예정이다. 예전 기수별 모집보다 상시 모집을 통해 더 많은 돌보미를 모집할 수 있게끔 하는 게 단기 목표이다. 그리고 앱 출시도 계획 중이다. 장기적으로는 방문 목욕, 방문 미용 등 반려동물을 종합적으로 돌봐주는 온디맨드(On-Demand) 서비스 회사를 꿈꾸고 있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
내가 이 서비스를 시작한 이유는, 창업하고 싶었던 이유도 있었지만, 강아지를 위하는 이유가 더 컸었다. 성숙한 반려동물 문화를 만들어보자는 의미에서 시작한 사업이었다.
예전에는 반려동물에 대해 이토록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나 잦은 야근으로 강아지를 파양하는 아픔을 겪고, 여자친구도 강아지 때문에 걱정을 많이 하고, 그 계기로 인해 ‘강아지가 어떤 생각을 할까?’를 읽으려고 노력하다 보니 마음도 깊어졌다.
앞으로도 반려동물과 함께 행복할 수 있는 세상을 위해 도움이 되는 서비스를 계속 만들어나가겠다.
http://platum.kr/archives/583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