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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과 데이터로 생명을 살릴 수 있는 서비스를 구현하는 닥터스온더클라우드 DOCL입니다.
한국일보에 DOCL의 CEO/Co-founder 한덕재님과 Founder 허준녕님의 코로나-19 앱 개발 스토리
및 DOCL이 이룩한 그간의 성과들이 실리게 되었습니다.
코로나 확산 속에서 의료진의 소모를 줄이고 더 많은 생명을 구하고자 시작된
DOCL의 이야기에 많은 관심 부탁드리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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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현역 군의관이 만든 세계 첫 AI 코로나 앱, 글로벌 학술지가 인정했다
- 입력: 2021.02.14 09:00
- 수정: 2021.02.14 18:18
국군의무사령부 한덕재·허준녕 대위
중증환자 빨리 분류하는 '체크업 앱' 등 개발
관련 논문 4편 JMIR·JIC에 잇따라 등재
질병관리청·연대 의대 등 환자 데이터 제공 등 협조
현역 군의관들이 세계 최초로 인공지능(AI)을 바탕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중증 환자와 경증 환자를 빠르게 가려내는 애플리케이션(앱)을 개발한 데 이어 저명 해외 학회지에 관련 논문 4편을 잇따라 실어 화제다.
국군의무사령부에 따르면, 사령부 소속 허준녕(34) 대위와 국군수도병원의 한덕재(35) 대위가 쓴 '한국의 질병관리청 데이터를 이용한 점수 기반 중환자실 입실 예측 시스템 개발(prediction of patients requiring intensive care for COVID-19: development and validation of an integer-based score using data from 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 of South Korea)' 논문이 1월 중환자 의학 분야의 세계적 학회지인 JIC(Journal of Intensive Care)에 실렸다.
앞서 지난해 11월에는 의료정보학 분야의 1등 학회지로 꼽히는 JMIR(Journal of Medical Internet Reserch)이 '쉽게 사용가능한 기계학습 기반 코로나-19 환자 예후 예측 모델 개발(An Easy-to-Use Machine Learning Model to Predict the Prognosis of Patients With COVID-19: Retrospective Cohort)' 등 관련 논문 3편을 게재했다.
두 학회지는 영향력 지수(IF)가 각각 3점, 5점으로 AI 기계 학습 모델이 실제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을 학술적으로 인정 받았다는 점에서 큰 뜻이 있다.
허 대위는 9일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AI 기반 알고리즘으로 코로나19 중증 환자를 예측하는 앱을 개발한 것은 세계 최초이고, 그것의 높은 적중도를 과학적으로 검증한 것도 세계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의료진 소모 줄이면서 사망자 줄이는 방법 찾기"
두 사람이 AI를 바탕으로 한 앱 개발에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 답은 간단했다. "사망자를 줄이는 것" 그리고 "의료진이 소모되지 않는 것".
감염병 전문의로 실제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참여해 온 한덕재 대위는 "코로나19 생활치료센터의 경우 의사 1,2명이 환자 100~200명을 담당하는 경우가 많다"라며 "현장 인력 숫자를 늘리는 것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의료진의 수고를 덜고 의료진의 손길이 꼭 필요한 환자를 먼저 보살피기 위해서는 최대한 빨리 상태가 나쁜 환자와 덜 나쁜 환자를 구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하루에 한 번 경과를 지켜봐도 될 환자와 수시로 꼼꼼하게 확인해서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할 환자를 나눠서 한정된 의료 역량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배분할 방법이 없을까 고민을 했던 것.
인력이 모자란데 한 번 정도 경과를 봐도 괜찮을 환자가 있고, 여러 차례 확인해야 하는 환자가 있다면 이를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허준녕 "코로나19 의료진에게 작은 도움 주고 싶었다"
허준녕 대위는 지난해 3월 '코로나19'라는 이름의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었다.
"질병관리청(당시 질병관리본부)이 제시한 코로나19 환자의 중증도를 분류하는 기준이 있는데, 그 기준이 익숙하지 않아 현장 의료진이 진땀을 빼는 모습을 봤다"는 허 대위는 "의료진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되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 앱을 떠올리게 됐다"고 전했다.
어떤 환자의 상태가 위험한지 판단해서 추가 검사를 할지 등을 빠르게 결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기 때문이다.
그 동안 뇌졸중 환자를 위한 앱을 개발한 경험이 있어서 자신도 있었다. 허 대위는 "앱을 통해 현장 의료진이 좀 더 쉽게 중증도 분류에서 겪는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는 상황이 보였다"라며 "개발에 나서지 않는 것이 더 이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공식 업무는 아니었기에 허 대위는 퇴근 뒤 집에서 밤을 새가며 개발 작업을 했다고 한다.
앱을 완성한 뒤 허 대위가 연락한 사람이 장교 임관 전 훈련 받았던 훈련소 동기이자, 국군수도병원에서 실제 코로나19 환자 치료를 하고 있던 호흡기내과 전문의 한덕재 대위였다. 자신은 앱 개발이 장기이지만 신경과 전문의라 실제 현장 경험과 전문 지식을 가진 동료의 피드백이 필요했던 것이다.
연대 교수들 "의미있는 일 함께 하자" 참여 뜻 밝혀
의료진을 위한 앱 개발이 마무리되자 허 대위, 한 대위 두 사람은 이번에는 코로나19 환자를 포함한 일반 국민을 위한 앱을 만들기로 마음 먹었다. 특히 이번에는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한 AI를 활용해 보기로 했다.
허 대위는 "코로나19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던 시기였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혼란스러워 했다"고 설명했다.
가족 중 한 사람이 감기라도 걸리면 다른 구성원들이 검사를 받아야 하는지 받지 않아도 되는지조차 정확히 모르고, 질병관리청(당시 질병관리본부)이 24시간 운영하는 안내 전화 1339로 전화를 걸어 물어보려 해도 통화 중이라 답답함과 불안감을 동시에 느낄 수밖에 없었다.
1주일 가까이 개발 작업 뒤 3월 12일 '코로나19 체크업(Checkup)'의 첫 번째 버전을 공개했다. 그리고 며칠 뒤 영어, 스페인어, 프랑스어, 베트남어, 일본어 버전까지 업데이트했다.
그러자 예상치 못했던 상황이 벌어졌다. 연대 의대의 박유랑·윤상철 교수와 장진규 연대 인지과학연구소 교수로부터 개발에 힘을 보태고 싶다는 제안을 받은 것. 국제 보건, 데이터 과학, 사용자 경험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 지식과 경험을 지닌 전문가들이 참여하면서 속도도 빨라지고 내용도 훨씬 알차졌다.
한 대위·허 대위와 3명의 교수들은 내친 김에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할 팀을 만들기로 하고 그 이름을 닥클(DOCL·Doctors on the Cloud)로 지었다.
그리고 또 한 사람. 석웅 당시 국군의무사령관도 도우미 역할을 했다. "사령관께서 저희에게 앱 개발에 필요한 게 있으면 언제든지 얘기를 해달라 하는 등 관심을 가지셨다"는 한 대위는 "외부 교수들과 줌을 통해 비대면으로 진행하는 회의에도 직접 참여했다"고 했다.
특히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한 AI는 무엇보다 얼마나 많은 데이터를 확보해 이를 학습하느냐에 따라 성공 여부가 달려 있다. 앱에서 이용자가 입력한 정보를 받아서 판단하는 뇌의 역할을 하기 때문에 더 많은 데이터를 가지고 더 많이 학습할수록 똑똑해진다.
석 사령관과 교수들이 데이터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섰고, 서울의료원·연대 신촌세브란스병원·국군대구병원·국군수도병원 등 4개 병원의 코로나19 환자 수백명의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었다. 한 대위는 "당시만 해도 국내에 코로나19 확진자 관련 데이터가 많지 않을 때였기 때문에 4개 병원의 데이터는 정말 소중했다"고 회고했다.
데이터가 모이자 이들은 AI 알고리즘에 학습시키고 이를 통해 코로나19 의료진의 진단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얻어낼 수 있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4월 중순 코로나19 체크업 앱의 두 번째 버전을 내놓았다.
AI가 '일반 병실' '중환자실' 갈 환자를 예측하다
체크업 앱은 환자가 직접 입력하거나 의료진이 확인한 진단 자료를 기존의 중증 환자 데이터와 비교해 질환이 더 나빠질 가능성을 예측하는 '위험예측도'를 제시한다.
의료진은 이를 참고해 좀 더 집중적으로 봐야 할 환자를 판단하고, 중증 환자를 중환자실로 보내야 할지, 산소 공급을 해야 할지 등을 판단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코로나19 확진자가 입력한 정보를 바탕으로 AI가 '30일 이내'에 일반 병실로 가야 할 환자와 산소 치료를 받기 위해 중환자실로 가야 할 환자를 나눠 예측을 한다. 그 예측을 바탕으로 의료진 배분과 병실 확보 등을 준비할 수 있게 된다.
두 사람은 이것이 본격적인 의미의 '원격 진료'나 'AI 진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진단과 치료 방식을 선택하는 등 최종 결정은 결국 의료진이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업무 속도를 비약적으로 줄이는 데는 도움이 될 수 있다.
허준녕 대위는 "AI 기술을 이용해 의료진의 시간을 아끼고, 의료진의 집중력이 병목 현상으로 작용했을 때 이를 기술로 극복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라며 "의료의 미래에 이바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WHO가 보낸 깜짝 메일 "체크업 앱을 세계와 공유하자"
두 번째 버전 앱이 나오고 업그레이드 작업이 한창이던 5월 초. 두 대위는 메일함을 확인하고 깜짝 놀랐다.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연락이 온 것.
허 대위에 따르면,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빠르게 확산하면서 관련 정보가 부족한 상황에서 WHO가 공유했으면 하는 정보를 골라서 일종의 정보마당이라 할 수 있는 '디지털헬스아틀란스(DHA)'를 만드는 작업을 진행하는데 참여를 요청하는 내용이었다.
허 대위는 "너무나 영광스러운 제안이었다"며 "특히 전 세계에서 딱 3팀에게 제안을 했다고 들었는데 그 중 우리가 포함됐다"고 소개했다.
DHA에 '코로나19 체크업' 앱 관련 정보를 올리는 작업을 진행하면서 두 사람은 또 다른 고민에 빠졌다. 주변에서 앱이 조금 더 많은 이들, 특히 해외에서 활용될 수 있게 하려면 전문가들로부터 학술적으로 검증을 받을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많이 제시했다.
두 사람이 논문 작성을 해야겠다고 마음먹게 된 것은 이 때문이었다. 하지만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특히 현역 군의관에 근무 중인 상황에서 따로 시간을 내서 논문 작업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더구나 '체크업' 앱의 업데이트도 계속 진행해야 했다.
정은경 청장의 엄지척, 소중한 데이터 5,000건을 얻다
이 시점에 두 사람이 해결해야 할 가장 큰 숙제는 AI의 정확성을 높이는 것이고 이를 위해서는 더 많은 데이터가 필요했다.
허 대위는 석웅 사령관에게 내용을 설명했고 석 사령관도 "국가 기관 차원에서 지원하면 좋겠다"며 질병관리청(당시 질병관리본부)에 자료 공유를 비롯한 협업을 요청해 보기로 했다.
5월 중순 허 대위는 석 사령관과 함께 충북 오송에서 정은경 질병관리청장(당시는 질병관리본부장)을 만나 체크업 앱을 소개했다. 허 대위는 "정 청장이 상당히 관심있게 지켜봐 주셨는데 특히 앞으로 대유행이 일어날 경우 큰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말씀도 주셨다"며 "개발을 위해 두 기관의 협업이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함께 해보자는 데 뜻을 같이했다"고 전했다.
국군의무사령부와 질병관리청은 '코로나19 환자 중증도 예측 인공지능 모델을 공동 개발'하는 협약을 맺고 데이터 공유 협의를 시작했고, 새로운 AI 예측 모델 개발에 들어갔다. 특히 질병관리청이 제공한 5,000여건의 코로나19 환자 관련 데이터는 절대적 역할을 했다.
질병관리청에서 개인정보 등 연구와 직접 관련 없는 부분을 제외한 데이터를 보내준 7월부터는 앱 개발과 동시에 본격적으로 논문 작성도 진행했다.
이 AI는 기존 데이터를 기반으로 환자의 증상을 바탕으로 의료진이 중증 환자를 신속하게 선별하고 예측하는 것을 돕는데, 이들은 AI가 환자의 중증도를 정확히 예측하는 능력이 90%에 이른다는 점을 확인하고 세계적 학술지에 논문 게재를 시도했다.
이들 논문은 기본적으로 기존에 있던 코로나19 환자와 중증환자 데이터를 넣은 결과 90% 이상 수준의 예측력이 확인됐다는 내용이다.
특히 국군수도병원에서 '실전 테스트'도 진행했다. 국군수도병원 외상센터에서 치료 중인 코로나19 환자들에 직접 적용해 꽤 만족스러운 결과를 확인했다. 이는 환자들이 앱에 입력해 나온 중증 정도를 나타내는 점수값과 의사들이 환자들을 진료해서 파악한 중증도 사이의 일치도가 높다는 뜻이다.
이렇게 해서 9월에 '코로나19 환자 중증도 분류' 앱의 최종판이 완성됐다. 또 11월에 논문 3편, 지난달 또 다른 논문 1편이 2개의 학회지에 등재됐다.
허준녕 대위는 논문의 의의에 대해서 "AI가 질병 진단에 도움이 된다는 기존 연구는 많지만 코로나19를 위한 솔루션으로서의 앱을 만들고 이를 통해 데이터를 모아 AI에 학습시켜 실제 환자를 살리는 데 이바지했다는 점이 증명됐다"며 "전 세계적 코로나19 확산 상황에서도 체크업 앱에 탑재된 AI가 관련 분야에서 가장 앞서나갔다는 점이 인정됐다"고 설명했다.
"4월 전역 후 해외 환자·의료진 돕기 위해 힘쓸 터"
닥클의 프로젝트는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더 기대가 많다. 우리나라보다 코로나19 확산을 막는 의료진의 대응 여건이 좋지 않고, 매일 수백, 수천명의 사망자가 속출하는 국가들이 많다. 구글의 공익 프로젝트 후원 프로그램인 구글닷오알지는 닥클에 50만달러(약 6억원)를 후원했다.
실제 4월 전역을 앞둔 두 대위는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그 첫 번째로 닥클은 우선 인도네시아에서의 적용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미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혁신기술프로그램 해외 지원 사업에 응모해 선정됐다. 인도네시아가 첫 대상이 된 것은 코로나19로 인한 사망률이 주변국보다 높은 3% 수준이기 때문이다.
감염병은 특정 국가가 안전하다고 해서 피해가 끝나는 것이 아니다. 결국 전 세계 모두가 안전해져야 비로소 코로나19의 위협이 사라졌다고 할 수 있다.
한덕재 대위는 "비교적 통제가 잘 되고 있는 우리나라보다 의료 체계가 붕괴된 곳을 먼저 목표로 하는 것이 국제 보건의 관점에서도 타당하고, 또 사람을 더 많이 살릴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의료진으로서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것을 묻자 한 대위는 "국가 차원에선 백신의 안정성을 체크해 가면서 효과적으로 보급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며, "국민들은 방역 수칙에 따라 주시면서 새로운 전염이 생기지 않도록 해 주시는 것이 의료진에게는 큰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