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수 파이브락스 대표 |
얼마 전 연사로 참여했던 비론치2013(beLAUNCH2013)에서는 재미있는 경험을 했다. 함께 연사로 참석해 우연히 옆자리에 앉았던 한 일본인이 알고보니 일본 유수의 벤처캐피탈 회사의 임원이었던 것. 우리는 그 자리에서 사업에 대해 즐거운 대화를 나눌 수 있었고 이후 꾸준히 연락을 나누는 사이가 되었다. 우리 회사가 새로 시작하는 사업의 일본 시장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사실을 안 이후, 그는 종종 일본 시장에 대해 도움이 되는 정보를 보내주기도 한다.
그야말로 ‘글로벌’ 세상이 눈 앞에 펼쳐지고 있다. 멀리 외국에 나가야 만날 수 있었던 해외의 기업가들이나 투자자들이 심심치 않게 한국에 들어 온다. 매월 스타트업 창업가들을 위해 열리는 고벤처 포럼에는 아마존이나 에버노트 같은 해외 벤처 기업의 발표 세션이 마련되고 일본의 벤처 투자 회사에서 일본 시장 정보를 발표한다.
최근 독일계 모바일 광고 회사의 국내 진출 기념 파티에 참석했었다. 평소에 비교적 많이 접하게 되는 미국인들이 아닌 유럽 벤처인들과 친분을 쌓을 수 있는 자리였다. 서로 모국어가 아닌 영어로 대화를 하지만 비슷한 관심사 덕분에 공감대를 이루며 즐겁게 대화할 수 있었다. 이제 막 창업한 스타트업이 처한 고민과 사업 환경은 어디나 같다는 점에 용기를 얻게도 된다. 이렇게 시작한 관계는 페이스북 등을 통해 지속하며 마치 옆 사무실에 근무하는 이웃처럼 이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시작부터 글로벌 진출을 목표로 하는 스타트업들이 많다. 요즘들어 점점 더 이처럼 해외 시장 진출을 목표로 하는 벤처 기업들에게 좋은 환경이 차근 차근 만들어 지고 있는 듯 하다. 반드시 해외에 사무실을 내고 법인을 설립하기 이전에 국내에서 해외 투자자들과 만나고 교류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된다면 물리적 위치보다 오히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팀의 구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언어 능력은 물론 생각과 서비스 기획 등이 글로벌과 맞닿아 있는 인재들이 필요하다.
국내의 인재 양성도 중요하겠지만 반대로 세계의 인재들이 한국으로 향하도록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아닐까 한다. 사실 찾아보면 이미 여러나라의 개발자들이 모여 있는 국내 스타트업들도 다수다. 직원은 11명인데 5개국 사람이 일한다는 회사도 있다. 본사는 한국이지만 미국에 소수 정예팀을 꾸려 협업하는 사례도 보인다. 물론 미국의 팀은 현지인들로 구성하는 경우가 많다. 낮에는 한국팀과 일하고 밤에는 해외에 있는 팀과 일한다는 이야기가 낯설지 않다.
어느덧 눈 앞에 글로벌 세상이 펼쳐지고 손을 뻗으면 잡을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오랫동안 꿈꿔온 기회가 언제든 찾아오더라도 그리 이상하지만은 않은 시기다. 그렇다면 무엇보다 준비된 사람, 준비된 팀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 온다는 말을 깊이 새겨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