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VC가 말하는 '투자 성공방정식'
[창조경제 벤처시대<3부>]"국내용·글로벌 가치판단 중요···기술 뒷받침 돼야"
편집자주|1990년대 중반 이후 불어온 인터넷 벤처 열풍에 이어 10여년 만에 젊은 창업가들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스마트모바일 시대를 맞아 열정과 창의력, 역량을 갖춘 청년들이 창업에 속속 나서고 있다. 정부도 이런 시장에 호응해 '창조경제'를 주요 정책으로 내세우며 청년창업 지원에 나섰다. 창업지원 정책이 '창업기업 확대-고용창출-중기업으로 성장' 등 생태계 조성을 통한 선순환 구조를 형성하기 위해선 무엇이 필요할까. 10여년전 정부가 추진한 벤처 정책에서 범한 오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달라져야할 것은 없을까. 본지는 특별기획을 통해 창조경제의 주역이 될 벤처기업 육성 정책을 점검한다. 이미 벤처로서 성공한 기업들의 성장과정 분석과 미국 실리콘밸리 및 독일, 이스라엘 등 다른 나라의 벤처산업 현황을 함께 고찰해 벤처 기업 스스로 경쟁력을 갖기 위해 갖춰야할 요소가 무엇인지도 살펴본다.
글로벌 진출과 안정적인 실리콘밸리 VC의 지원을 받기 위한 통로는 '바늘구멍'만큼이나 좁다. 이에 대해 실리콘밸리 벤처들은 국내기업들의 방향설정 및 기술개발에 수정해야 할 부분이 있다고 말한다.
국내기업에 적극적인 투자를 단행하는 실리콘밸리VC는 알토스벤처(이하 알토스)와 인텔캐피탈(이하 인텔), 퀄컴벤처스(이하 퀄컴)다.
인텔은 1998년부터 현재까지 30개가 넘는 국내벤처에 투자를 단행했다. 하드웨어부터 콘텐츠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하지만 인텔의 투자 기준은 명확하다. 이 회사 한성주 전무는 "인텔은 전략적으로 함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업에 투자를 결정한다"며 "분야는 하드웨어 뿐 아니라 소프트웨어, 콘텐츠에 이르기까지 모두 연관이 있기 때문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고 전했다.
실제로 인텔은 최근 스마트폰 및 태블릿용 터치 컨트롤러 IC를 개발하는 지니틱스에 투자를 단행했다. 여기에 소셜게임 및 플랫폼 기업 '라이포인터렉티브'에도 투자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 투자한다.
특히 지난해 얼굴인식 기술을 갖고 있는 올라웍스를 인수했다. 한 전무는 "올라웍스 인수는 인텔의 국내 벤처투자 및 인수 성향을 가장 잘 보여준다"며 "올라웍스의 기술을 인텔이 개발하는 모바일기기에 적용하는 작업을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국내 기업은 기술력이 좋지만 국내시장에 안주하려는 성향이 있고, 제품 및 서비스 방향 역시 국내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다"며 "국내 시장은 규모가 작지만 경쟁은 가장 치열한 만큼 해외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야 한다"고 전했다.
퀄컴 역시 기술기반 역량을 갖춘 기업들에 투자를 집중한다. △음성신호 및 디지털 변환 DPMA 칩 개발기업인 '펄서스테크놀러지' 증강현실 등 모바일 독자기술을 갖고 있는 '키위플' △이동통신 시스템용 임베디드 알고리즘 전문 개발업체 '인텔라' △모바일 보안 소프트웨어 기업 '에스이웍스' 등이 주인공이다.
모바일 구직플랫폼 서비스 '예티'를 운영하는 '이지웍스' 등 서비스 관련 기업도 있지만 이 역시 기존 서비스와 달리 사진과 동영상 등 다양한 방식을 통해 본인이 가진 재능과 감정을 구현할 수 있는 차별화에 중심을 뒀다.
인텔과 퀄컴이 기술기반 및 자사와의 시너지에 중심을 둔다면 알토스는 국내 시장에서도 충분히 생존할 수 있는 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한다.
알토스는 2006년 판도라TV를 시작으로 국내 각 분야 서비스 선두기업 10개 안팎에 투자를 단행했다.
이 회사 한킴(한국명 김한준) 대표는 "국내에서도 수천억에서 1조원의 가치를 낼 수 있는 회사가 있으면 실리콘밸리 자금 수혈이 가능하다"며 "이미 카카오톡이 가능성을 보여줬고, 알토스가 투자한 쿠팡, 우아한형제들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서비스의 특성상 국내에서도 충분히 가치를 낼 수 있는 분야가 많고, 해당 시장에서 1위에 오를만한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VC들에게 증명할 수 있어야 한다"며 "국내에서 성장을 바탕으로 해외에 진출하면 부가적인 성과를 낼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