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바쁜 거랑 하기 싫은 일을 하면서 바쁜 거랑은 다르잖아요"
금요일 저녁에도, 주말에도 일해야 할 것 같다는 백성인 조합원은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 웃으며 이렇게 답했다. 그는 2년 넘게 일했던 국내 굴지의 교육기업을 관두고 올해 초 '소셜멘토링 잇다'라는 소셜 벤처 회사에 새 둥지를 틀었다. '잇다'는 청년들을 대상으로 현직자 멘토들의 직업멘토링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대학생들에게 취업 및 진로 교육을 하는 서울시 지정 공유기업이다. (서울시 지정 공유기업은 서울시가 ‘공유’를 통해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공유 문화를 촉진하기 위해 지원하는 기업을 의미한다. 편집자.)
일반 기업체에서 사회적 기업과 유사한 곳으로 직장을 옮기면서 월급은 반 토막이 났지만, 업무의 강도와 시간 등 근무여건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그가 이직을 결심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저는 교육은 '상품'이 아니라 '가능성'이라고 생각해요. 예전 직장에 있을 때는 학생들을 대할 때 '고객'을 만나는 느낌이었어요. 그런데 여기는 달랐어요. 진로 교육을 하면서 제가 만나는 학생들의 인생에 제가 미약하나마 도움을 주고 있고, 그런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는 것이 피부로 느껴지니까 훨씬 보람된 것 같아요"
그는 멘토링 서비스나 진로 교육을 받은 이후 학생들이 자신의 인생 목표를 찾아가는 모습을 보면 야근도, 주말 근무의 피로도 모두 잊게 된다고 말했다.
"서울 소재 한 대학교에 진로 교육을 나갔어요. 그런데 학생들이 너무 정신없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거에요. 무엇 때문에 그렇게 아등바등 사는지 모르는 채 말이에요. 그래서 저는 그 친구들이 정말 원하는 것을 찾는데 도움을 줘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몇 번의 교육이 지나고 나서 인생의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는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제가 정말 가치 있는 일을 한 것 같아서 뿌듯한 마음이 들어요"
직업의 특성 상 학생들을 많이 마주치는 그는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다룬 <프레시안>의 기획 시리즈를 보면서, 미처 피지 못한 아이들의 꿈이 생각나 마음이 많이 아팠다고 한다. 그리고 광고 없는 세월호 특별 페이지를 보고 조합원에 가입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이런 기사를 광고 없이 볼 수 있다는 것이 신기했어요. 광고가 없다 보니 자연히 기사 내용에 더 집중할 수 있었구요. 그런데 광고가 없으면 그만큼 수익이 줄어들고, 그러면 이런 기사를 다시 보기 힘들어지는 거잖아요? 앞으로도 이런 깨끗한 기사를 보고 싶어서 작은 힘이지만 도움이 돼야겠다고 생각했어요"
<프레시안>에 당부하고 싶은 말은 없느냐는 질문에 그는 "많은 분들이 조합원 가입하셨으면 좋겠어요. 신문 구독료를 낸다고 생각하면 그렇게 큰돈은 아닌 것 같아요"라는 '고마운(!)' 말을 남긴 채, 어서 나머지 일을 해야 오늘 퇴근할 수 있다며 서둘러 발걸음을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