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데이토즈 등 5개사 고객분석…'아블라컴퍼니'에서 회사명 변경
해커출신 노정석 씨 CSO맡아…모바일 분석 솔루션 수요 급증
“해외 벤처업계 관계자들은 국내 모바일 벤처회사를 경이롭게 여깁니다. 데이터 분석을 안 하는 곳이 많은데도 어떻게 그렇게 매출이 잘 나오느냐는 거지요.” 해커출신 노정석 씨 CSO맡아…모바일 분석 솔루션 수요 급증
지난 20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 인근에서 만난 이창수 파이브락스(5rocks) 대표는 “국내 모바일 기업이 그만큼 서비스를 잘한다는 칭찬이기도 하지만, 이용자 정보를 세밀하게 분석한 해외 서비스가 한국보다 못한 완성도로도 더 큰 성공을 거둔다는 지적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분한 일이다. 기껏 모바일 서비스 모델을 열심히 만들어 놓고도 소비자의 ‘마음’을 읽지 못해 더 큰 성공 기회를 놓치고 있다면 말이다. 이 대표가 이끄는 ‘파이브락스’가 모바일 이용자 데이터를 분석하는 도구를 개발한 것도 이 같은 고민에서 시작됐다. 스타트업 경험을 살려 다른 스타트업을 ‘돕는’ 스타트업을 차린 셈이다.
이창수 대표(가운데)와 노정석 CSO(앞줄 왼쪽)를 포함한 파이브락스 직원들이 모바일 이용자 정보를 실시간 분석해주는 프로그램을 설명하고 있다. /신경훈 기자 nicerpeter@hankyung.com
○국내 최초 모바일 분석 도구
이 회사가 최근 내놓은 데이터 분석 도구는 모바일 서비스를 할 때 소비자들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실시간으로 들여다볼 수 있는 솔루션이다. 이용자당 평균 수익(ARPU), 유료사용자당 평균 수익(ARPPU) 등 기본적인 데이터는 물론 복잡한 데이터 분석까지 수행한다.
예컨대 모바일 게임을 시작하기 전에 보여주는 ‘로딩’ 화면이 네 단계로 구성돼 있다면 1단계에 사용자의 10%가 앱을 끄고, 2단계에는 15%가 끈다는 통계 등을 볼 수 있다. 이를 알면 사용자 이탈률이 가장 높은 로딩 화면을 찾아내 수정할 수 있다. 이용자의 레벨, 이벤트, 광고 선호도에 따른 분석도 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처음 개발된 모바일 분석 전문 도구다. 기존에는 ‘구글 애널리틱스’나 ‘플러리’ ‘컨테이전트’ ‘믹스패널’ 등 해외 서비스만 이용해야 했다. 무료로 제공되는 도구는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이 적었고, 유료 서비스는 너무 비쌌다. 모바일 서비스는 주기가 짧은데도 해외에서 분석 보고서를 받으려면 시간이 오래 걸렸다. 이 대표는 “중소 모바일 기업이 이용할 수 있는 합리적인 가격에 실시간 분석 툴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아블라컴퍼니에서 회사명 변경
모바일 기업들의 반응은 뜨겁다. 현재 ‘링크투모로우’ ‘선데이토즈’ 등 5개 개발사가 비공개 베타 서비스를 받고 있다. 정식 버전은 조만간 출시될 예정이다. 이정웅 선데이토즈 대표는 “애니팡이 롱런한 비결도 데이터 분석을 중시했기 때문”이라며 “파이브락스의 기능을 이용해 다양한 분석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이브락스의 전신은 해커 출신인 노정석 대표의 ‘아블라컴퍼니’다. 노 대표는 2008년 구글에 매각된 토종 블로그 업체 ‘태터앤컴퍼니’ 등 4개 벤처기업을 창업했던 사람이다. 그동안 지역 기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저스팟’, 인증샷 전용 앱 ‘픽쏘’, 식당예약 앱 ‘예약왕 포잉’ 등 개별 소비자 대상(B2C) 서비스를 하던 아블라컴퍼니가 지난달 말 모바일 비즈니스인텔리전스(BI)로 주력 사업을 바꾸면서 회사 이름도 파이브락스로 변경한 것이다. 아블라컴퍼니의 최고기술책임자(CTO)였던 이창수 씨가 대표를, 노정석 씨는 최고전략책임자(CSO)를 맡았다.
모바일 분석 분야는 크게 성장할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시장분석업체 테크나비오는 2016년까지 모바일 분석 솔루션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대표는 “데이터를 어떻게 이용할지 모르는 회사도 쉽게 쓸 수 있도록 자동화된 다양한 프로세스를 갖춰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