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쇼핑을 하러 자주 우리나라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 장샤오위 씨는 요즘 구글 맵 대신 ‘완좐한궈(玩轉韓國)’라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사용한다. 영어나 한글만 지원하는 구글 맵과 달리 이 앱은 한국 건물명이나 장소명을 중국어 간체자로 서비스하기 때문이다. 그는 “다양한 할인쿠폰도 온라인으로 받을 수 있어 쇼핑하는 데도 편리하다”고 말했다. 》
최근 중국인 관광객(遊客·유커)들 사이에서 뜨고 있는 이 앱은 국내 중소기업인 에스앤비소프트의 ‘중국어 지도 서비스 API’를 기반으로 한 것이다.
에스앤비소프트는 이 서비스로 문화체육관광부와 동아일보 청년드림센터, 대통령직속 청년위원회가 공동 주최한 ‘제2회 정부3.0 문화데이터 활용 경진대회’에서 제품개발·창업 부문 대상을 최근 받았다.
이번 경진대회는 공공기관이 관리하는 문화데이터를 청년 창업에 적극 활용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마련됐다.
문체부 산하 공공기관이 제공하는 예술과 체육, 관광, 도서, 문화재 등의 각종 문화데이터를 활용해 앱이나 웹 상품을 개발하는 대회다.
지난해 방한한 중국인 관광객은 총 392만 명으로 2012년에 비해 43.6%나 늘었다. 신용카드 연간 지출액도 2조5514억 원에 달한다. 국내 관광시장에서 최고 고객으로 부상했지만 한국 관광시스템에 대한 중국인 관광객들의 불만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특히 의사소통이 문제다.
한국관광공사의 ‘중국 관광객 실태조사’에 따르면 중국인 관광객의 59%가 언어소통에 대한 불만을 표시했다. 에스앤비소프트의 중국어 지도 서비스는 일종의 ‘틈새시장’을 시의적절하게 공략한 셈이다.
에스앤비소프트는 개발 과정에서 한국관광공사와 서울시, 철도공사, 행정자치부, 제주도 등 여러 공공기관이 제공하는 공공 데이터 6만6000여 건을 적극 활용했다.
구체적으로는 △관광공사의 ‘관광용어 외국어 용례사전’ ‘TOUR API 3.0’ △서울시의 ‘도로명주소 외국어통합본’ ‘맛집 및 관광 관련 POI’ △철도공사의 ‘다국어 역사명 데이터베이스(DB)’ 등이다. 이를 통해 축적한 중국어 관광 콘텐츠는 지도 위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밖에 중국어 상호 데이터베이스를 갖추고 PC 웹 서비스는 물론이고 안드로이드와 아이폰 앱으로도 적용이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또 프랜차이즈 업체의 가맹점을 검색하거나 지도 위에 브랜드 로고와 정보를 표시할 수 있도록 해 광고 서비스로 활용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서비스에 대한 업그레이드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에스앤비소프트는 간체자로 제공하는 지도를 중국어-한국어, 중국어-영어의 병행 서비스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 밖에 대중교통 길 찾기와 보행자 경로 탐색, 의료관광 정보 등을 추가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여러 축구 동호회의 경기 일정을 조회할 수 있는 B2COME의 ‘바로매치’ 모바일 앱(최우수상작). 한국문화정보센터 제공
문화데이터 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B2COME의 ‘바로매치’ 모바일 앱도 눈길을 끈다.축구 동호회원들이 접속해 주변에서 열리는 경기를 조회하고 대회 일정을 잡을 수 있는 앱이다. 지역의 축구구장 정보를 얻고 예약도 할 수 있다. 기존의 동호회 커뮤니티가 웹상으로만 개설돼 있어 이용률이 저조하다는 데 착안한 서비스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제공하는 ‘전국 공공체육시설 현황’ 데이터를 활용해 구장 정보와 예약시스템을 운영하는 구조다.
벌써부터 입소문이 나서 전국 3558개 축구팀이 바로매치 앱에 가입하는 성과를 거뒀다. B2COME 관계자는 “아마추어 축구인들을 모아 경기 일정을 잡는 온라인 서비스는 처음인 데다 접근성이 높은 모바일 앱이어서 초기 반응이 뜨겁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