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제2의 IT 혁명으로 불리는 사물인터넷시대다. 세상의 모든 것을 연결하는 사물인터넷의 특성 상 중소 벤처기업의 할 일은 많고 영역은 넓다. 국내를 넘어 세계 진출을 목표로 하는 국내 유망 사물인터넷 벤처기업을 소개한다.(편집자 주)
아주 가까운 미래 한 편의점.
알뜰 쇼핑족 A씨가 물건을 산 뒤 통신사 포인트로 결제하겠다고 점원에게 말한다. 그러자 점원이 즉시 “A씨 맞으시죠?”라고 신분 확인을 한 뒤 포인트로 결제를 마친다.
예전(사실은 현재)에는 포인트로 결제하려면 포인트 카드를 꺼내 점원에게 주거나, 스마트폰을 꺼내 앱을 실행시키고 점원에게 넘겨 바코드를 찍어야 했는데 그런 과정이 모두 생략됐다.
가게 점원이 자기 앞에 있는 스마트폰의 주인이 누구인지 물어보지 않아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비밀은 바로 점포에 부착된 ‘비콘(Beacon)’에 있었다.
송태민 어비팩토리 대표가 자신이 개발한 사물인터넷 기반 위치측정 기기인 ‘어비콘’을 보여주며 서비스 개념을 설명하고 있다. |
비콘이란 블루투스를 활용한 실내위치측위 서비스(기기)로 지난해 말 애플이 ‘아이비콘’을 시범서비스하며 세상에 첫 선을 보였다.
비콘과 비콘 앱을 통해 마치 박쥐가 초음파로 사물의 위치를 측정하듯, 50m 범위내에서 오차범위 5cm 정도로 정교하게 스마트폰의 위치를 측정하고 통신한다.
“점포에 설치된 비콘이 동작하고 있으면, 비콘 앱이 설치된 스마트폰과의 거리를 알 수 있습니다. 그러면 저절로 휴대폰에 정보가 전송되고, 근처에 있는 사람만 초대해 카톡같은 채팅방도 열 수 있습니다. 말하자면 신호가 멀리가는 근거리무선통신인 셈이지요.”
회사이름(어비팩토리)을 딴 비콘 송신기 ‘어비콘’을 제작하고 이를 활용한 위치기반 폐쇄형 SNS ‘딱’을 출시한 사물인터넷 벤처 1인기업 ‘어비팩토리’ 송태민 대표의 설명이다.
송 대표가 제작한 어비콘은 첨단 기술이 융합된 다소 낯선 개념이지만 이용방법은 어렵지 않다. 기업은 어비콘을 설치하면 되고, 이용자는 어비콘 앱을 설치한 뒤 그냥 사용하면 된다.
어비팩토리가 개발한 어비콘은 주로 이벤트 안내, 쿠폰 제공 등 마케팅 수단으로 개발됐지만 재난 시에도 매우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어비콘을 이용한 재난 대처 서비스. 호텔 등에서 긴급상황 발생시 자동적으로 재난모드를 바뀌어 실행된다. |
가령 호텔의 경우 평소에는 환영인사 등 웰컴 서비스나 쿠폰, 안내 등 정보페이지로 이용되다가 화재 등 긴급상황이 발생할 경우 재난 모드로 바뀐다.
긴급상황을 알리는 경보음이 발생해 재난상황을 알리는 한편 실시간으로 안전한 탈출 경로와 대처 요령을 안내한다.
어비콘은 호텔같은 단일 건물 뿐 아니라 리조트나 선박 등 어디든 서비스가 가능하다. 또한 현재는 스마트폰으로 연결되지만, 사물인터넷 기반 서비스답게 ‘구글 글래스’나 ‘갤럭시 기어’처럼 다른 웨어러블 기기로도 이용이 가능하다.
이런 장점이 부각되며 송 대표는 지난달 13일 사물인터넷혁신센터 개소식에 초청돼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앞에서 어비콘 서비스를 시연하기도 했다.
송 대표는 “시연 이후 주문이 많이 들어와 8월부터 비콘 양산 및 상용화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계획”이라며 “현재 필리핀 세부의 엘사어학원과 바른전자 등을 포함해 서울대·연세대도서관, 서울도서관 등과 서비스를 논의 중에 있다”고 말했다.
어비콘이 사물인터넷 하드웨어에 기반한 B2B사업이라면 최근 출시된 위치기반 폐쇄형 SNS 서비스 ‘딱’은 B2C 아이템이다. 어비콘이 설치된 공간에서만 사용되는 폐쇄형 소규모 SNS로 63빌딩과 홍대 반지마을, 트릭아이 미술관, N서울타워, 가평 쁘띠 프랑스 등과도 협의를 마쳤다.
또한 현재 서울 인사동길에 설치돼 시범 서비스 중이며 이달 중 정식 오픈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딱’ 앱을 스마트폰에 깔고 인사동을 걷게 되면 각 상점의 이벤트 소식이나 쿠폰 등을 자동으로 받을 수 있게 된다.
송태민 대표의 다음 목표는 비콘의 포털 기능을 하는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다. |
이처럼 어비콘이 설치되면 스마트폰과의 통신을 통해 무수한 사업 아이템을 개발할 수 있다. 송 대표는 여기에 착안해 새로운 사업을 구상 중이다. 바로 어비콘과 같은 비콘들의 포털을 만드는 것이다.
송 대표는 “어비콘을 포함해 모든 비콘이 연동되는 비콘 포털을 만드는게 목표라면 목표”라며 “그렇게 되면 비콘을 통해 또다른 많은 새로운 아이템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물인터넷을 통해 세상을 더 편리하게 만드는 기업. 그것이 바로 불가능을 가능케한다는 ‘나는 물고기’ 어비(魚飛)팩토리의 궁극적인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