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를 나온 문 대표는 신사업 팀에서 쌓은 경험을 살려 창업 아이디어를 발전시켜 나갔다.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라도 사업적으로 성공하기 위해선 ‘발품’이 생명이라고 생각했다. 먼저 서울 서초구의 세차장 한 곳을 협력처로 섭외한 뒤 길거리에서 광고 전단을 돌리며 현장 조사를 시작했다. 해당 지역 세차장들을 돌아다니며 평균 세차 가격을 알아본 뒤 이를 바탕으로 서비스 비용을 정했다. 아무리 편리한 서비스라도 터무니없는 가격에 제공된다면 고객들이 찾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서비스를 이용한 고객에게는 매번 심층 피드백을 받아 사업의 개선점을 찾아갔다.
그렇게 해서 지난해 8월 첫 문을 연 ‘와이퍼’. 고객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서비스를 신청하면 ‘카매니저’가 차량을 픽업해 손세차를 대신 해결해준다. 이와 함께 와이퍼 앱은 차량이 세차장으로 이동하는 전 과정을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이를 통해 차의 위치나 속도, 급가속이나 급제동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게 함으로써 자신의 애마를 보다 안심하고 맡길 수 있도록 한 것. 세차 외에도 차량 관리, 정비, 중고차, 보험, 튜닝 등의 정보를 전달하는 일종의 ‘자동차 컨시어지(개인 비서)’ 서비스도 마련했다.
이러한 노력 덕분일까. 와이퍼는 지난해 6월 은행권청년창업재단 ‘디캠프’의 입주사로 선정되며 투자를 받았고, 서비스 정식 론칭 후인 같은해 11월엔 '2015년 액셀러레이터 통합 데모데이’에서 대상인 미래부장관상을 받았다.
현재 와이퍼의 서비스 지역은 서초와 강남, 판교 일대. 서비스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세차장을 직영하다 보니 서비스 지역을 공격적으로 넓히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게 문 대표의 설명이다. 반면 이런 운영 방식이 일감은 적을 수 있지만 그만큼 고객 한 명 한 명에게 더 집중할 수 있어 장점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와이퍼 고객들의 서비스 재이용률은 60%가량 된다.
창업 2년차. 쾌적한 사무실 책상에만 앉아있다 거품 뭍은 스펀지를 들고 세차장을 누비는 문 대표에게 창업은 “인간이 경험할 수 있는 커다란 고통 중 하나”다. 그러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간다는 보람이 그 고통도 감내할 수 있게 만든다고 그는 설명한다.
“유럽의 신대륙 개척처럼 스타트업이란 것도 새로운 먹거리, 새로운 세계를 찾아 나서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대기업에서 10년 겪을 고통을 창업 후 1년 반 동안 다 경험할 정도로 힘들었습니다. 절체절명의 위기도 겪었죠. 하지만 하나의 새로운 시장을 정복해간다는 경험, 그 맛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기사∙인포그래픽: 비즈업 조가연 기자 gyjo@bzup.kr
사진∙영상 촬영∙편집: 비즈업 백상진 기자 100pro@bzu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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