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ZUP 인터뷰] ‘욜로(YOLO)족’ 사로잡는 ‘럭셔리’ 음식배달 서비스
2017/02/14
비즈업
음식배달 서비스 ‘푸드플라이’ 운영하는 임은선 ‘플라이앤컴퍼니’ 대표 인터뷰
“인생은 한 번뿐이야. 이게 인생의 진리지, 욜로”(You only live once, that’s the motto YOLO)
캐나다 출신 유명 래퍼 드레이크(Drake)가 지난 2011년 발표한 곡 ‘모토’(The Motto)의 한 소절이다. 후렴구마다 반복되는 ‘욜로’(YOLO)라는 가사는 ‘You only live once’의 머리글자로, 드레이크는 한 음악잡지와의 인터뷰에서 “현재에 충실하게 살자는 의미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욜로는 버락 오바마 미국 전 대통령이 자신의 홍보영상에서 외칠 정도로 삽시간에 최고의 유행어가 됐고, 지난해 9월엔 옥스퍼드 사전에 정식 등록까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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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2030세대의 트렌드로 자리 잡은 ‘욜로’ 라이프. 이에 걸맞게 배달 음식도 좀 더 ‘고급화’ 돼야 한다고 외치는 스타트업이 있다. 치킨·피자·짜장면 등으로 대표되던 배달 음식에서 벗어나 유명 레스토랑이나 숨은 맛집 음식을 배달해주는 ‘푸드플라이’(Foodfly) 서비스가 주인공이다. 강남, 마포 등 현재 서울 15개 지역의 유명 맛집이나 고급 레스토랑, 수산시장의 횟집, 프랜차이즈 찻집 등과 제휴해 음식 배달을 대행해주는 푸드플라이 서비스 업체 ‘플라이앤컴퍼니’의 임은선(34·사진) 대표를 비즈업이 최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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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플라이는 플라이앤컴퍼니가 지난 2011년 론칭한 온디맨드(on demand·주문형) 음식배달 서비스로, 고객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이나 홈페이지를 통해 주문을 넣으면 푸드플라이의 배달원이 식당에서 직접 음식을 받아 가져다주는 방식이다. 임 대표는 “푸드플라이는 기존에 배달되지 않던 곳의 음식을 실시간으로 배송해주는 서비스”라며 “할랄푸드(무슬림 음식)나 멕시칸 음식, 해장용 북엇국 등 다양한 메뉴를 만나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외식업은 많이 발달해온 반면 배달음식의 종류는 크게 다양해지지 못했던 것 같아요. 푸드플라이는 빠르게 변화하는 푸드 트렌드에 맞춰 고객에게 더 다양하고 제대로 된 음식을 전달할 수 있는 창구라고 볼 수 있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의 ‘2016년 식품산업 주요지표’에 따르면 국내 음식점업 시장은 약 84조원 규모(2014년도 기준)다. 반면 국내 음식배달 시장은 약 12조원 수준. 지난 2011년보다 20배나 성장한 수치지만 여전히 전체 음식점의 85%는 배달 서비스를 하지 않고 있다. 임 대표는 “국내 약 40만개 음식점 가운데 1/4곳 정도만 배달을 병행하고 있다”며 “배달서비스 인프라가 계속 발달하고 있는 만큼 향후 배달 시장은 더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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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시장의 성장은 배달 음식의 다양화를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차 한 잔, 밥 한 끼를 먹어도 제대로 먹겠다는 욜로족의 소비 트렌드 등이 더해져 지금껏 족발·피자 등으로 제한됐던 배달 메뉴가 좀 더 풍부해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실제 최근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발표한 ‘2017 외식트렌드 전망’에서도 ‘나홀로 열풍’과 더불어 ‘반(半)외식의 다양화’, ‘패스트 프리미엄’ 등 이른바 ‘럭셔리 음식 소비’를 대세로 꼽았다. 이런 트렌드에 발맞춰 기존의 배달 서비스보다 수준 높은 음식,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음식을 배달하겠다는 게 푸드플라이의 콘셉트다.
푸드플라이의 수입원은 제휴를 맺은 음식점으로부터의 배달 대행 수수료와 고객이 지불하는 배송비. 이미 레드오션이 된 음식배달 업계에서 대다수 업체가 수수료 제도를 폐지하며 ‘출혈경쟁’을 벌이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행보다. 임 대표는 “배달을 하고 싶어도 여력이 없어 하지 못했던 식당들을 대상으로 대행 서비스를 제공하다 보니 수수료 문제에서 다소 자유로운 편’이라며 “배달대행 덕분에 추가 매출을 올릴 수 있어 제휴식당들도 푸드플라이의 가치를 인정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실제 푸드플라이와 제휴 중인 1,700여개 식당 가운데 매출 상위 10%에 속하는 곳들은 푸드플라이 배달로만 매달 1,000만원 가량의 추가 매출을 올리고 있다는 게 임 대표의 말이다. 고객 또한 최대 3,500원의 ‘배달팁’을 내야 하지만 이용자수는 꾸준히 늘고 있는 편. 지난해 말 월평균 배달건수는 약 20만인분에 달한다. 임 대표는 “음식배달에 수수료가 붙는다는 게 한국에서는 낯선 서비스”라면서도 “다양한 메뉴로 배달음식 선택지를 넓히다 보니 고객들이 찾아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플라이앤컴퍼니는 이런 프리미엄 배달 서비스에 더해 지난해 7월엔 자체브랜드(PB) 매장인 ‘셰플리’(Chefly)도 개점했다. 셰플리는 손님이 앉는 테이블을 없애고 주방만 둔 배달전문 매장으로, 인건비·임대료 등 운영비용을 절감해 제철에 맞는 요리를 무료배송한다. 세계적 권위의 레스토랑 평가서 ‘미슐랭’이나 국내 식당 평가·안내서인 ‘블루리본 서베이’ 등에 선정된 유명 셰프들이 주방을 맡았다. 임 대표는 “합리적인 가격에 셰프의 요리를 즐길 수 있고 배송비도 없다 보니 고객 반응이 좋다”고 전했다. 실제 셰플리는 개점 한 달만에 푸드플라이 전체 가맹점을 제치고 월 주문건수 1위를 달성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CB인사이트’는 셰플리와 같은 형태의 비즈니스 모델을 ‘패스트푸드 2.0’이라고 표현했다. 정보기술의 발달로 일상 속 다양한 분야에서 O2O(온·오프라인 연계)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데, 음식 분야에서도 전통적인 형태의 레스토랑 대신 셰프가 조리한 음식을 온라인으로 주문해 집에서 즐기는 ‘온디맨드 레스토랑’의 시대가 도래하리라는 것. 임 대표는 “기존의 오프라인 음식점은 음식의 생산과 소비 양쪽을 모두 담당하고 있어 운영에 비효율성이 많았다”며 “모든 영역의 온라인화가 최근의 패러다임인 만큼 음식 분야에서도 셰플리처럼 온라인 주문만으로 소비하는 때가 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기사∙인포그래픽= 비즈업 조가연 기자 gyjo@bzup.kr
사진∙영상 촬영 및 편집= 비즈업 백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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