④ ‘블록체인’ 편 – 국내 유일 블록체인 스타트업 ‘클라우드월렛’
돌아와 사무실에서 블록체인 관련 기사를 샅샅이 뒤져보니 해외에서는 이미 많은 금융기관들이 앞다투어 블록체인 기술을 응용해 금융서비스 혁신을 시도하고 있었습니다. 현재 삼성전자도 IBM과 함께
블록체인(blockchain) 기술을 활용한 애플리케이션 공동 개발을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한편, 최근
페이게이트는 여기저기 외면받아 갈 곳 없는(?) 핀테크 스타트업을 위한 테스트 베드를 제공하기 위해 핀테크 오픈 플랫폼 ‘세이퍼트’를 공개했는데요. 여기서도 블록체인 이야기는 빠지지 않았습니다. ‘페이게이트’는 ‘세이퍼트’에 비트코인 블록체인 기술을 적극 도입하기 위해 국내 유일 블록체인 관련 스타트업 ‘클라우드월렛’과 손을 잡았습니다.
클라우드월렛은 이번 협약을 통해 자체 개발한 블록체인을 활용한 서비스 통합 개발 환경 ‘코인스택(Coinstack)’을 페이게이트에 공급하게 되었습니다. 클라우드월렛 ‘아저씨 말고 오빠’ 김종환COO님을 만나 핀테크 이야기를 들어 보았습니다.
# 블록체인과 '클라우드월렛'
클라우드월렛 소개
클라우드월렛은 블록체인 기술 그 자체에 포커싱하는 국내에서는 몇 안 되는 회사로, 해당 기술로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하고자 하는 개발자나 스타트업 또는 기업에 백엔드 서비스 형태로 제공하는 회사입니다. 기존의 다양한 비트코인 스타트업들이 주로 비트코인의 문제 해결에 관심이 있었다면 오히려 저희는 블록체인의 기술적인 강점을 바탕으로 시장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 관심이 있습니다.
블록체인은 무엇?
블록체인은 쉽게 말씀 드리면 "토렌트로 구현된 전 세계적인 공공 장부" 입니다. 어떠한 형태의 데이터도 저장할 수 있고 그 기록을 거래할 수 있도록 합니다. 비트코인은 블록체인 위에 화폐로써 구현되어 있는 가장 기초적인 어플리케이션에 불과합니다.
만약 누군가가 블록체인에 어떠한 부동산에 대한 권리를 등기해서 부동산 등기를 상대방에게 전송해 준다면 이는 하나의 부동산 거래로써 작동 할 수 있게 됩니다. 이러한 시스템은 비트코인 블록체인 상에서 구현할 수도 있고 따로 어떠한 체인을 구현하여 새로운 chain위에서도 구현할 수 있습니다. 비단 금융 정보나 자산에 대한 권리뿐만 아니라 개인 정보, DNS, 각종 인증서 등 모든 종류의 계약이나 약속들은 블록체인을 통해 저장하고 이를 토큰처럼 거래할 수 있으며 이는 기존의 중앙화 되어 있는 데이터 저장소가 갖고 있던 많은 문제들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게 합니다. 패러다임 자체가 바뀌는 거죠.
클라우드월렛 김종환 COO
“10년안에는 자산뿐만 아니라 개인정보나, 사물 인터넷 기기의 이력, 전자 정부의 등기 자료 등 많은 온라인 자원들이 블록체인 상에 등기되어서 거래될 것 이며, 이는 이미 진행되고 있는 필연적인 미래입니다.
최근 메르스 사태 때 한가지 아이디어가 떠올랐는데, 모든 사람의 의료 데이터가 블록체인 기술 위의 빅데이터 플랫폼에서 관리 되었다면 정부의 발표나 뉴스를 기다리지 않고, 또 개인 의료 기록 노출에 대한 우려 없이도 대중들은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었을 거에요.”- 김종환 COO님
기존의 데이터 저장소가 갖고 있는 많은 문제라면?
기존의 데이터 저장소는 신뢰(trust)를 그 시스템의 근간으로 삼아 왔습니다. 쉽게 말해 과거 우리는 정보와 데이터를 대게 친구나 믿을만한 사람들끼리 거래해 왔고 때문에 보안과 사용자 경험은 반비례한 위치에 있어 왔습니다. 하지만 인터넷이 보급되고 스마트폰이 대중화 되면서 보안과 사용자 경험이 함께 어우러져야 하는 시대가 되었고 또 그러한 서비스만이 살아 남는 시대가 되고 있습니다.
다양한 솔루션들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고 있지만 이러한 문제는 지금까지 존재하는 신뢰에 기반한 데이터 저장 구조의 설계상의 문제로 불행히도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합니다. 대부분의 일상적인 데이터는 문제에 크게 좌지우지 되지 않지만 일부 데이터는 이러한 문제에 매우 취약합니다.
SSL(Secure Socket Layer)이나 개인정보, 신용정보 등을 생각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공인인증서나 SSL인증서는 이러한 중앙화되어 있는 데이터 보안에 위해 등장했지만 이러한 시스템조차도 기존의 아키텍처에서는 여전히 인증서 발행기관을 무작정 신뢰해야 하고 문제가 생겼을 경우 왜, 어디서, 어떻게 발생했는지에 대해 검증하는 일이 어렵다는 문제점을 필연적으로 안고 있지요. 저희가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는 바로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는 무엇인가?' 하는 문제입니다.
블록체인과 ‘클라우드월렛’
블록체인이 대중화 되기 위해 무엇보다도 블록체인의 장점을 체험 할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킬러 어플리케이션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희가'코인스택' 서비스를 일반 개발자들을 대상으로 무료로 공개하는 이유도 각 분야의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가진 많은 개발자 분들이 블록체인을 통해 새로운 세상에 일으킬 다양한 변화들을 기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클라우드월렛이 만든 블록체인 플랫폼 ‘코인스택’
저희 '코인스택'은 누구나 쉽게 블록체인을 활용해 새로운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수 있도록 하는 BaaS(Back-end as a service) 플랫폼 입니다. 플랫폼으로서 현재 코인스택의 점수를 매긴다면 84점 정도로 생각합니다.
기술적으로는 현존하는 모든 블록체인 개발 플랫폼 중 탑 5안에 드는 진일보한 퍼포먼스와 가용성, 안정성을 가졌다고 생각합니다만 지원하는 언어나 다국어 지원 부분, 조직 구성이나 사업화 등 비기술적인 부분에서는 아직 많은 약점을 갖고 있습니다. 기능셋 부분에서도 시장의 니즈를 발견해나가는 과정에 있구요. 마침 저희가 84년 생들이 모여 만든 스타트업이다 보니 84점 정도가 적당할 듯 합니다:)
# 블록체인과 '비트코인'
비트코인과 블록체인
비트코인은 블록체인 상에 구현된 암호화 화폐 어플리케이션입니다. 블록체인이라는 분산 컴퓨팅으로 구현된 공공 장부를 프로토콜로 사용해서 구동되는 미래의 화폐입니다. 기존의 은행이나 SWIFT, PG사들이 하는 일을 비트코인을 통한다면 제 3자의 보증 없이도 실시간으로 극도로 저렴한 네트워크 사용료만 내고 처리할 수 있게 됩니다.
“사실 비트코인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인 어플리케이션이지만 진짜 대단한 기술은 블록체인 그 자체라고 저희는 생각합니다.”
비트코인 거래소와 비트코인 월렛의 차이?
비트코인 거래소와 지갑 자체는 기술적으로 구현하는 데 큰 차이가 없습니다. 오히려 비트코인 거래소 자체가 하나의 큰 지갑이라고 생각하시면 좋을 듯합니다. 하나의 큰 지갑에 여러 사용자가 비트코인을 모아서 이름표를 바꾸는 식으로 주식을 거래하듯 비트코인을 거래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거래소의 형태라면 비트코인 지갑은 안전하게 비트코인을 쓸 수 있도록 개인 단위로 비트코인을 꺼내와서 저장 할 수 있게 해주는 저장소 입니다. 전자가 주식 중계소나 은행이라면 후자는 대여 금고나 개인 금고 정도로 생각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오히려 안전한 비트코인 사용을 위해서는 지갑이나 거래소가 보안을 위해 어떠한 기술적인 장치들을 적용하고 있는지를 살펴 보시는 편이 더 현명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대부분의 보안사고는 비트코인 기본 클라이언트로 조악하게 만든 일부 거래소를 제외하면 내부의 문제로 발생합니다.
‘클라우드 월렛’이 보는 국내 비트코인 시장의 현황과 전망
사실 저희가 생각하기에 비트코인 자체에 대한 등락을 전망하는 일은 무의미 하다고 봅니다. 비트코인은 블록체인의 가장 영향력 있는 어플리케이션이지만 가치 있는 일들은 블록체인 기반의 다른 기술에서도 충분히 나올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는 마치 IOS 플랫폼을 설명하면서 앱스토어를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고 특정 앱의 완성도나 전망을 논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비트코인 신봉자이고 직구를 할 때도 비트코인으로 하는 하드코어 유저이지만 강연을 부탁 받으면 항상 비트코인의 가치에 집중하기 보다는 블록체인이 바꿀 세상에 대해 생각해 보시라고 말씀 드립니다.
블록체인이 바꿀 세상의 모습은?
골드만 삭스, 나스닥, MS, IBM, 라쿠텐…세계 굴지의 IT업계 뿐만 아니라 금융업계에서도 비트코인과 블록체인의 가능성에 대해 주목하고 있습니다. 블록체인을 활용한다면 작은 회사의 주식도 손쉽게 거래할 수 있고 다양한 자원에 대한 이력 추적은 물론 이를 개인이 직접 여러 방법으로 거래하는 일도 가능해집니다.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평판 시스템이나 개인 인증 시스템, 투표 시스템등등. 어떠한 형태든 중요한 데이터나 가치 있는 자원이라면 이를 거래하는 모든 영역에서 완전히 새로운 혁신이 등장할 것입니다.
# '클라우드월렛'의 과거, 현재, 미래'
클라우드월렛의 ‘첫 장’
저희팀은 5명의 개발자와 1명의 매니저로 구성 되어 있습니다.저희 개발 팀은 분산 컴퓨팅 전문가들과 풀스택 개발자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모두 비트코인이 처음 세상을 모습을 드러낸 2009년부터 그 구조에 흥미를 느끼고 각자 연구를 해오다가 2014년 의기 투합 하게 되었습니다.
열심히 일하고 계시는 팀원들의 도촬!! 최근 클라우드월렛의 식구가 늘었다고 해요! 축하드립니다 짝짝짝 :)
저는 운영을 전반적으로 맡고 있으며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좀 특이한데요. . 사실 저는 한국에서 2012년 말부터 BTC Korea라는 이름으로 비트코인 거래소를 운영하다가 마운틴곡스(MT.gox) 사태 이후에 거래소 모델의 한계를 깨닫고지금의 CEO인 친구 김원범의 설득으로 사업을 정리하고 기술 기반의 새로운 스타트업에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클라우드월렛의 ‘지금’은?
저희는 블록체인을 사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인프라 단계에서부터 미들웨어, 서비스까지 수직 통합적인 기술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사실 페이게이트와의 협업도 이런 부분에 대한 탄탄한 준비를 계속 해왔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저희의 클라우드 인프라와 기술적인 엣지는 아시아의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싱가폴에서 열린 Start-up bootcamp fintech에 탑 20에 들었을 정도로 탄탄하다고 자부합니다.
‘페이게이트’와의 업무 협약에 대한 배경과 기대 성과
얼마 전 저희는 페이게이트의 차세대 뱅킹 플랫폼인 세이퍼트에 근간이 되는 블록체인 기술을 코인스택을 통해 제공하기로 MOU를 체결하였습니다. 사실 한국에 다양한 형태의 핀테크 기업들이 등장하고 있지만 이들이 자신이 만든 서비스에 어떠한 엣지가 있고, 어떠한 문제가 있는지 확인해 볼 수 있는 오픈 된 테스트 베드가 없어 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저희는 페이게이트 이동산 기술이사님의 이러한 문제인식과 누군가가 주도하여 선을 긋고 간섭하는 닫힌 금융 플랫폼이 아닌 모든 참여사들이 자신의 권리를 동등하게 행사할 수 있는 투명하고 안전한 오픈 플랫폼의 필요성에 대해 깊이 공감하고 있습니다.
세이퍼트가 성공적으로 연착륙 된다면 한국을 넘어 아시아 전역을 무대로 PG뿐만 아니라 해외송금, P2P 대출, 신용 평가, 주식 거래, 개인인증 등 금융의 전 영역을 아우르는 완전히 새로운 통합 생태계가 자리 잡을 것입니다.
현재 준비중인 서비스?
현재 저희는 개발자용 서비스인 코인스택과 유저 서비스인 클라우드월렛, 그리고 클라우드월렛 서치 등의 제품을 시장에 내놓았습니다. 그러나 유저 서비스 측면에서 사용성 등의 부족한 점이 많아서 월렛과 서치 사이트에 대한 Blockchain 2.0 생태계에 대응할 수 있도록 대대적인 리뉴얼 작업을 준비 중에 있습니다. 일반 사용자 분들이라면 기대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 대한민국에서 핀테크 스타트업으로 살아남기
대한민국에서 핀테크 스타트업으로서의 어려움
대부분의 핀테크 스타트업이 그렇듯 저희도 법적인 문제 때문에 주류 금융권으로부터 많은 외면을 받았습니다. 특히 비트코인 스타트업이라는 인식 때문인지 대부분의 금융권에서 단순한 협력에도 난색을 표했습니다.(다행히도 저희는 페이게이트를 비롯해 좋은 파트너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도 국외에서는 주류 금융권을 중심으로 블록체인에 대한 연구와 도입이 시시각각 이루어 지고 있습니다. 빠르면 내년이나 내후년쯤이면 블록체인 기술로 무장한 다양한 외국 서비스들이 국내에서 진출 하기 시작할 것입니다. 최근 들어 여러 은행권을 중심으로 핀테크에 대한 새로운 시도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희도 몇몇 시중은행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았는데요. 더 많은 분들이 비트코인이라는 어떠한 매개체의 환금 가치 보다는 블록체인이라는 기술에 대해 좀더 따듯한 관심으로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핀테크' 분야에 도전하는 스타트업 관계자분들 혹은 이 분야에 관심 있는 많은 분들께 전하고 싶은 이야기
핀테크하기 좋은 세상이 되었습니다. 재작년만 해도 액티브 X 없는 결제에 대해 이야기조차 꺼낼 수 없었지만 이제는 정부부처에서 먼저 이야기를 듣기 위해 움직이고 있습니다. 좋은 기술과 아이디어만 있다면 도전할 수 있는 세상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더 많은 분들이 핀테크에 도전하셔서 한국이 정말 인터넷 강국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 투자 유치 계획? 선호하는 투자자?
사실 저희는 지금까지 외부 투자 없이 저희가 직접 출자해서 제품 개발을 진행해 왔습니다. 하지만 제품을 시장에 내놓게 되면서 금전적으로도 그렇고 운영적으로도 그렇고 멘토 분의 부재를 뼈저리게 느끼고 있습니다. 블록체인 기술이라는 분야가 새로운 기술 분야다 보니 전문가분도 많지 않고 비트코인에 대한 선입견으로 접근하시는 분들이 많아 어려움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저희는 개인적으로 기술적인 부분 보다는 사업적인 통찰력이나 저희에게 네트워킹 같은 운영적인 부분에서 도움을 주실 수 있는 분을 환영합니다. 이런 분야에서 도움을 주실 수 있는 분이라면 연락 주시면 언제든지 IR하러 달려갈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웃음)
이분이 달려가실 꺼에요! (후다다닥~)
# 앞으로의 계획
저희의 목표는 모든 개발자들이 일반 데이터 저장소 쓰듯 블록체인을 쓰게 만드는 것입니다. 아직은 블록체인이NoSQL이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시장에 자리 잡아 가기 위해 힘쓰고 있는 단계라고 생각합니다. 저희는 이러한 과정에서 아시아를 대표하는 리딩 러너로 자리잡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클라우드월렛을 지켜봐 주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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